김현수(30∙LG)가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잠실구장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대부분의 야구인은 KBO리그로 돌아온 김현수가 LG에서 성공적인 복귀 시즌을 치를 것으로 전망한다.
한 해설위원은 김현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지 못한 이유로 2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들쭉날쭉한 경기 출장. 한국에선 붙박이 주전이었던 김현수는 제한된 출장에 익숙하지 않아 타격감 유지에 힘들었고 적은 기회에서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수비 시프트. 우측 땅볼 타구가 많았던 김현수는 잘 맞은 타구가 시프트에 걸려 아웃되는 일도 많았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만난 김현수는 "타격감은 지난해 이 시기와 별 차이는 없다. 서서히 끌어올리는 중이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청백전에서 홈런을 친 후에도 "홈런을 친 타석에만 좋았지, 나머지 타석에서는 (스윙이) 별로였다. 배팅 타이밍에 신경쓰고 있다. 연습 때 스윙이 실전에서도 그대로 나오게끔 비디오로 타격 자세도 보곤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팀들과의 연습경기, 청백전에서 김현수의 타구는 땅볼 타구가 거의 없었다. 안타는 내야수 키를 넘어가가는 안타, 아웃되는 타구도 외야 뜬공이 많았다. '타구를 띄우려고 하는 건가'라고 묻자, 김현수는 "타구를 의식적으로 띄우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게 마음대로 됐다면 예전에 했을 거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타구 발사각에 대해 물었다. 스탯캐스트로 인해 메이저리그에서 타구 발사각이 주목받고 있다. 홈런 타구가 되기 위한 이상적인 발사각 등 스탯캐스트를 활용한 성공 사례도 나온다.
김현수는 "발사각에 대해 의식하지 않는다. 내가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본다"며 "내 스윙에 대한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타석에 들어가 발사각을 생각하고 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삼성과의 연습경기(2월 26일 투수 최채흥), 팀 청백전(3월 1일 투수 류제국)에 큼지막한 홈런 2방을 쏘아올렸다. 메이저리그 투수를 상대로 장타력이 낮았지만, KBO리그 투수 상대로는 여전히 수준급 장타율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타구 발사각을 따지지 않고, '타격기계'였던 자신의 스윙 밸런스만 유지하더라도.
KBO리그에도 좌타자 상대로는 수비 시프트를 많이 하는 추세다. 2년간 메이저리그에서 뛰며 시프트는 별로 달갑지 않다.
김현수는 "아직 연습경기에서 상대 팀이 나에게 수비 시프트를 한 적은 없다. 그리고 시프트를 의식하진 않는다. 한다고 잘 되는 것도 아니고. 잘 맞은 안타성 타구가 시프트에 걸려 아웃되기도 하지만, 내 스윙을 그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말이 느린 좌타자 상대로 2루수가 뒤로 물러나거나, 유격수와 2루수가 우측으로 약간 이동하는 시프트를 펼치기도 한다. 김현수의 발이 느린 편은 아니라, 메이저리그처럼 김현수를 상대하는 시프트가 나올런지는 미지수다.
/orange@osen.co.kr [사진] 오키나와=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