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3할 치는 유격수가 되도록 하겠다." 김재호(33·두산)가 지난해 아쉬움을 뒤로 하고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지난해 김재호는 각종 부상으로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시즌을 앞두고 실시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선발돼 주장으로 임명됐지만, 이스라엘전에서 발목 부분에 공을 맞아 밸런스를 잃었다. 이는 허리 통증으로 나타났고, 가까스로 허리 통증을 이겨내자 이번에는 수비 중 사고로 어깨 부상을 당했다.
각종 부상에 아쉬움 가득한 성적표로 시즌을 마감했다. 2015년과 2016년 타율 3할을 기록했던 그는 91경기 출장에 그치면서 타율 2할9푼3리에 머물렀다.
김재호는 "지난해는 준비를 스스로 못한 것 같다"며 "특히 한국시리즈에는 욕심을 내서 나갔던 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 몸이 안 만들어지면 나가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아쉬움을 곱씹었다. 이어서 김재호는 "지난해 힘들었던 시기가 FA를 하고 자만할 수 있었던 부분을 오히려 잡아주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아쉬움이 큰 만큼, 올 시즌 준비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김재호는 "올해 더 신경쓰고 있다. 최대한 예민하게 안 아프도록 몸을 더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에서 김재호는 다른 선수보다 천천히 몸을 만들어갔다. 실전 경기에 나서기 보다는 보강 운동 및 몸 상태를 끌어 올리는 데 중점을 뒀다. 김재호는 "호주에서는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 병원에서 2월 넘어서부터 운동을 하라고 해서 천천히 만들어 갔다. 또 아무래도 재발할 수도 있어서 팀에서 보호차원에서 배려해줘 스스로 몸 관리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셨다"라며 "호주에서 마지막날에 라이브 배팅을 해서 타석에서의 감이 없어서 지금은(2차 캠프)는 더 경기에 나가려고 한다. 통증이 없는 만큼, 최대한 경기를 치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부상에 시름했던 만큼, 아프지 않은 상태에서 몸을 만들어 가는 것이 김재호로서는 반가울 따름. 김재호는 "경기에서 나가서 재미있다. 안 아프고 야구를 하니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 2016년에 이어 2017년 중반까지 김재호는 주장을 했다. 올 시즌 주장은 오재원이 맡았지만, 김재호는 고참으로서의 무게감을 함께 느꼈다. 그는 "아직 누군가 '캡틴'이라고 보면 살짝 놀라기는 한다"라고 웃어보이며 "팀에서 고참이고 하니까 팀을 잘 이끌어서 선수들이 뽑을 수 있는 에너지를 많이 뽑아 가을 야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특히 야구장에서는 선·후배 보다는 친구처럼 편하게 야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올 시즌 목표는 2015~2016년 보여줬던, 공·수 모두 가능한 선수로 부활하는 것이다. 그는 "건강해야 되는 것은 당연하다. 다시 3할 치는 유격수가 되고 싶다"라며 "FA 끝날 때까지 3할을 꾸준히 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bellstop@osen.co.kr
[사진] 미야자키(일본)=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