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 가능성은 충분하다."
SK텔레콤 기둥인 두 베테랑 '페이커' 이상혁과 '뱅' 배준식의 마음은 사명감으로 가득찼다. 위험한 고비를 넘겼지만 조금도 들뜨지 않았고, 평정심도 유지했다. 강팀과 연전이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도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오직 '승리'라는 두 글자만 생각하고 있었다.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열려있는 지금의 상황을 감사해 하면서 최악의 경우 보다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염두해두고 있었다.
SK텔레콤이 드디어 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팀 창단 이후 첫 5연패를 당하면서 9위까지 주저앉았을 때를 돌아보면 의미있는 순위 상승이다. 7위까지 떨어졌다가 스프링 시즌 우승까지 차지했던 지난 2016 롤챔스 스프링 시즌의 재현 가능성도 높아졌다.
사실 SK텔레콤이라는 팀의 가치를 고려할 때 중간순위 5위는 전혀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이다. 단일 팀 리그로 개편된 이후 SK텔레콤은 지난 3년 동안 스프링시즌 우승을 놓친 적이 없다. 시즌 전 "MSI 3연패가 목표"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던 것도 당연히 스프링시즌 우승을 염두해두고 한 출사표였다.
팬들의 기대 또한 마찬가지다. 막연한 기대가 아닌 학수고대하고 있는 기다림이다. 5일 기준 팀별로 12경기를 소화한 현재 유일하게 전 경기를 매진한 팀은 SK텔레콤 뿐이다. 관중의 대다수가 SK텔레콤 팬으로 가득차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SK텔레콤이 패한 날 상대 팀 팬 미팅에는 서른 명도 안되는 팬들이 미팅을 가질 정도로 팬들이 SK텔레콤에 거는 기대는 절대적이다.
그만큼 베테랑으로 분류된 선수들의 부담감도 적지 않다. SK텔레콤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에 대해 책임감을 분명하게 느끼고 있다. 선수들 역시 SK텔레콤의 일원이라면 성적에 대한 책임감을 숙명처럼 가지고 가야 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1세트 MVP를 차지한 배준식은 "아직 예전과 같은 실력은 아니지만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이제까지 아쉽게 진 경기들이 많다. 실수들을 보완하면 남은 강팀들과 경기도 승리해 기량을 끌어 올리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MVP급 활약을 펼친 이상혁 또한 마음가짐이 다르지 않았다. "진에어와 2라운드 경기는 정말 중요한 경기였고, 필사적으로 경기에 임할 수 밖에 없었다. 이겨서 기쁘다. 킹존과 KT가 모두 잘하는 팀이지만 이길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아니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점을 최대한 보완해서 킹전 KT전서 보여드리겠다"고 사명감을 드러냈다.
김정균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킹존과 KT의 경기는 준비만 잘 한다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순위를 최대한 끌어올려서 포스트시즌에 나서면 좋지만 우선 포스트시즌에 올라갈 수 있다면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열심히 노력해주는 선수들이 고맙다. 팬 여러분들께서도 계속 믿고 응원해주시면 점점 나아지는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을 전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