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영 일은 털고 웃으며 살고파"
배우 한재영이 미투 운동 가해자로 지목됐다. 하지만 진심어린 사과를 피해자에게 전했고 논란은 일단락 될 전망이다.
4일, 2010년 23살 때 극단 S에 들어갔다는 A씨는 대표 겸 연출가 K와 배우 H를 고발하고 싶다며 성추행 피해 미투 폭로글을 남겼다. 2011년 대표 K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것.
그는 "대표가 나시 하나에 팬티 바람이었다. 그리곤 내 볼에 뽀뽀를 했다. 나는 너무 놀라서 표정관리가 안 됐고 싫어하자 자신은 강아지나 애기들이 예뻐서 뽀뽀하는 것처럼 나에게 뽀뽀를 한 것이고 내가 이상하게 느끼는 건 내 생각이 더러워서라고 했다"고 적었다.
당시 그는 극단 막내로 청소년 연극을 준비할 때였다고. 글쓴이는 "지하철 타고 귀가하다 대표에게 연락이 왔다. 연기적인 걸로 할 얘기가 있으니 내리라고 해서 명동에서 기다렸다. 그날 함께 술집에서 술 마시며 연기에 대한 것을 들었고 나는 지하철이 끊겨서 집에 못 가니 극단에서 자고 바로 출근하겠다 했는데 모텔로 데려갔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자기는 그런거 아니라고 오해말라고 잠도 제대로 못 잘 것 같아서 그런다며 결국 모텔로 들어갔고 나는 너무 불편하고 이상해서 소파가 있길래 거기에 누웠다. 샤워를 다하고 나온 대표는 침대로 들어가더니 왜 거기에 있냐고 침대로 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자신의 첫사랑과 닮았다는 얘길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A씨는 모텔에서 뛰쳐나왔고 K는 불 같이 화를 냈다고. "K대표는 이후 내가 실수하면 무대에 혼자 서 있게 하고 선배 배우들이 관람석에 있는 상태에서 혼냈다. 너무 힘들어서 결국 극단 선배들만 있는 술자리에서 대표와 있었던 일을 울면서 토로했다"고 적었다.
그런데 글쓴이는 "선배 H가 나도 너랑 자보고 싶어 대표님도 남자야 라고 얘기했다. 다른 선배들이 무슨 소리하냐고 하자 그 선배는 조용히 하라고 했고 다른 선배들은 합죽이가 됐다. 그 선배는 지금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H라는 배우"라며 한재영을 실명으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한재영이 나보고 나오라고 하더니 바로 옆의 술집으로 이동해서 단둘이서 술을 마셨다. 술마시면서 연기에 대해 조금 얘기하더니 나더러 계산하라고 해서 계산하고 나왔다. 그리고 나는 또 극단으로 가서 자려고 가는데 한재영이 따라와서 모텔가자고 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그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 머릿속이 어떻게 된 사람이면 방금 성추행으로 울던 후배에게 저럴수 있을까. 거부하고는 극단으로 갔는데 따라왔다. 그리곤 나를 성추행했다. 내가 끝까지 거부하자 나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실명 폭로에 한재영은 직접 피해자에게 사과한 걸로 알려졌다. A씨는 5일 또다시 SNS를 통해 "많은 사람의 관심이 한재영을 향한다는 게 겁이 났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데"라며 "5일 오전 6시쯤 한재영과 통화했고 사과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1시간 넘게 통화한 둘은 속얘기를 털어놓은 걸로 보인다. A씨는 "제가 아팠던 것 얘기하며 울었고 한재영도 울며 미안하다고 얘기했다. 다시는 다른 사람에게도 그런 행동할 일 없다고 직접 얘기했다. 그땐 본인도 어렸다며 오늘 사과문을 올리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사과문을 올리면 통화 내용을 공개할 생각이 없다"며 "한재영에 대한 일은 털고 웃으면서 살고 싶다. 한재영 배우가 열심히 연기하는 모습을 봐도 이젠 아플 것 같지 않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하지만 그는 한재영과 함께 실명으로 지목한 K대표에 대한 상처를 여전히 간직하고 있었다. "아직 연락이 되지 않는 K대표에 대해서"라며 "글을 처음 올릴 때 그에 대한 상처로 시작했다. 한재영 배우에겐 하루에 난 상처였고 그 뒤론 그런 일이 없었지만 K대표에겐 몇 달을 걸친 성추행과 압박으로 고통 받았다. 한재영이 유명해서 묻힌 것"이라며 분노했다.
K대표와 달리 한재영은 진심을 담아 피해자에게 사과했고 약속한대로 사과문까지 올렸다. 소속사 샘컴퍼니를 통해 그는 "불미스러운 일로 많은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 그 분에게 먼저 직접 사
과를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통화해서 진심어린 마음으로 사과를 하고 받아들였고 용서를 구했다"고 다시 한번 사죄했다.
이어 "어떤 이유에서든 상처가 되었을 그분에게도 다시한번 진심으로 고개숙여 사과 드린다"며 "이번 일로 앞으로 제 자신을 되돌아보며 반성하며 살겠다. 다시 한번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점 고개숙여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comet568@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