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 No, 단정 No' 롯데의 내-외야 경쟁 구도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3.05 13: 01

롯데 자이언츠는 그동안 ‘선수층이 약하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투수진의 경우 최근 두 시즌 동안 점진적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유망주들에게 뿌린 씨앗이 점점 결실로 맺어지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야수진의 경우는 달랐다. 기본적으로 주전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고, 이 주전들을 위협할 수 있는 선수들의 존재감도 미약했다.
결국 야수진 주전은 물론 백업 선수들까지 비슷한 구성으로 시즌을 꾸려가는 경우가 많았다. 주전과 백업 모두 나름대로 자신의 자리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발전이 없었고 세대교체에도 미온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팀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하지만 올 시즌의 경우 사뭇 양상이 다르다. 주전들에게만 의존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깨달은 몇 시즌이었고, 이 주전들 역시 언제까지 젊을 수는 없고 전성기를 누빌 수는 없었다. 야수진 세대교체까지 신경 쓰기 시작하면서 눈에 띄는 자원들도 보이고 있고 이번 겨울 이적시장 기간 동안 알차게 보강을 하면서 선수층 자체가 몰라보게 두터워졌다.

일단 무주공산이라고 할 수 있는 3루수 자리에는 신인 한동희가 우려와는 달리 연습경기부터 맹타를 휘두르면서 깜짝 스타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존의 김동한, 황진수, 신본기 등을 긴장케 하는 활약상이다. 올해 1차 지명 선수라는 기대감과 잠재력이 온전히 발휘될 경우, 롯데의 야수진은 한층 더 젊어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고, 1992년 염종석 이후 실종 상태였던 신인왕 자리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
이에 뒤질세라 신본기도 연습경기에서 유격수로 출장함과 동시에 맹타를 휘두르며 기존 주전 유격수인 문규현을 위협하고 있다. 3루와 유격수 모두를 커버할 수 있고 수비력도 안정적인 만큼 3루와 유격수 모두 주전 경쟁 구도를 흔들 수 있는 존재다.
황진수는 어깨 부상으로 잠시 재활군에 머물고 있지만 지난해 보여준 타격 능력이 1군 자리를 차지하게끔 만들 수 있고 김동한 역시 2루와 3루 멀티 포지션 능력과 일발 장타력이 눈에 띈다. 여기에 ‘예비역’인 전병우, 오윤석의 가능성도 시험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외야진은 민병헌이 영입됐고, 전준우, 손아섭이 굳건하면서 주전 자리는 사실상 굳어진 상태다. 하지만 물밑에서 벌어지는 백업 경쟁은 치열하다. 최대 2명 정도가 외야진 엔트리에 더 들어갈 수 있는데 저마다 경쟁력과 장점들이 제각각이기에 1군 자리를 쉽사리 단언할 수 없다. 김문호는 공수주 모든 면에서 첫 번째 백업이 될 수 있는 선수라고 볼 수 있고, 나경민은 대주자, 대수비로서 활용 가능하다. 올해 2차 드래프트에서 영입된 이병규는 타격 능력을 앞세워 좌타 대타 요원으로, 박헌도는 반대인 우타 대타 요원으로 1군에서 활용 가능하다. 또한 조홍석도 빠른 발과 수비력을 앞세워 호시탐탐 1군 자리를 노리고 있다. 누가 1군 엔트리를 차지해도 이상할 것이 없고, 상황과 매치업에 따라 맞춤형 엔트리를 구성할 수도 있는 것이 현재 롯데의 외야진 상황이다.
강팀의 기본은 두터운 선수층이다. 두터운 선수층을 바탕으로 기초 공사를 탄탄히 하며 강팀으로 나아간다. 이를 생각하면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내외야의 포지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로 인해 팀의 경쟁력이 강해지는 단계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제는 누구도 1군 엔트리 한 자리를 맡아놓았다고 단정 할 수도, 안심할 수도 없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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