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강우가 악역인 듯 아닌 듯 미묘한 감정 연기로 팔색조 매력을 선보였다.
영화 '사라진 밤'(감독 이창희)은 국과수에서 사라진 시체를 두고 벌이는 단 하룻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김강우는 극 중 아내를 살해한 후 유력한 용의자로 몰리는 진한 역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감행했다.
김강우는 5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아내를 살해한 남편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이 인물이 아무래도 보통의 관점으로 봤을 때는 용서를 받을 수 없는 인물인데 이 작품을 하면서 가장 우려를 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데 영화를 보니 생각보다는 연민을 느끼시는 포인트가 있더라. 감독님이 신경을 써주신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단순 악역으로 끝날 텐데 영화 보고 안도를 했다”고 밝혔다.
캐릭터를 위해 잠도 덜 자고 예민한 상태를 유지했다는 그는 “살은 저절로 빠지더라. 잠을 안자면 살이 빠지는 스타일이라. 세트촬영 들어갔을 때는 촬영이 정말 힘들었다. 심리적으로도 예민한 상태를 유지했어야 했고. 조금 덜 먹고 덜 자기도 했다”고 전했다.
상대역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김상경에 대해서는 “대학교 처음 들어갔을 때 학생회 선배였다. 다섯 기수 차이인데 어려운 선배다. 1년 후에 졸업을 하셨다. 그 당시에도 따뜻한 선배셨다. 예전에는 규율이 엄했는데 형님 기수에서 그런 분위기를 많이 바꿔주셨다. 제 기억에 학과 발전 위원장이셨을거다. 저한테는 따뜻한 기억이 있는 형님이었다. 홍상수 감독님 영화에서 처음으로 뵌 거고 이번에도 같이 하게 됐다”고 애정을 드러냈디.
이창희 감독은 신인감독 답지 않게 편집된 시간이 10분 남짓밖에 안될 만큼 경제적으로 촬영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함께 한 배우들도 경험이 많으신 선배들이고 저 역시도 작품을 여러 편 해왔기 때문에 저희야 덜 찍으면 편한데 항상 결과적으로 봤을 때 아쉬움이 남는 경우를 많이 봤다. 이거는 찍어두는 게 낫지 않을까 말씀을 드렸는데 감독님은 괜찮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 그건 굉장히 스마트 하신 거다. 배우가 답답할 때가 연출이 머릿 속 콘티가 완벽하지 않을 때인데 배우에게나 제작자에게나 좋은 신인 감독님이신 거다. 저도 놀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는 어떤 남편이냐는 질문에 “저는 정말 평범하다. 멀티가 잘 안된다. 일할 때는 아무 것도 못한다. 일 할 때는 일만하는 스타일이라 대신 일을 안 하고 있을 때는 최대한 시간적인 할애를 한다”며 “사실 배우가 이기적인 직업이다. 자기는 모르지만 가족의 희생이 엄청나게 따른다. 모든 라이프 패턴이 그 사람에게 맞춰진다. 희생을 해주지 않으면 유지할 수 없는 직업이다. 그런 면에서 미안하고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답했다. /mk3244@osen.co.kr
[사진] 씨네그루 키다리이엔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