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 "先사과 後공식입장"...한재영으로 본 '미투 효과'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3.05 13: 26

배우 한재영이 ‘미투 운동’에 따른 성추행 폭로에 휩싸였으나, 논란 즉시 사과하고 피해자에게 직접 용서를 구하며 앞선 사례와는 전혀 다른 신속한 대처를 보여 눈길을 끈다.
지난 4일 배우 한재영과 극단 신화의 김영수 대표가 성추문에 휘말렸다. A씨는 이날 SNS를 통해 2010년 극단 신화에서 활동하던 중 김영수 대표와 한재영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폭로글이 올라오자 이는 SNS 중심으로 일파만파 퍼졌다.
이 소식을 접하자마자 한재영의 소속사는 곧바로 사과의 말을 전했다. 소속사 측은 OSEN에 “배우에게 진위 여부를 확인중이지만 사실에 상관없이 이번 미투 운동 고발글에 이름이 올라왔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죄송할 뿐이다. 정확한 입장은 배우 확인을 거쳐 내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피해자인 A씨는 5일 아침 “한재영과 통화했고 사과를 받았다. 1시간 넘게 통화하며 제가 아팠던 것을 얘기하며 울었고 한재영도 울며 미안하다고 얘기했다”며 사과를 받았음을 밝혔다. 또한 A씨는 “한재영에 대한 일은 털고 웃으면서 살고 싶다. 한재영 배우가 열심히 연기하는 모습을 봐도 이젠 아플 것 같지 않다”고 그를 용서했다고 말했다.
또한 피해자 A씨의 입장이 올라온 직후, 한재영의 소속사는 “먼저, 배우 본인에게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고 입장을 전해드리기 위해 공식 보도자료가 조금 늦어진 점 사과 드립니다. 불미스러운 일로 많은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라는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이어 소속사 측은 “한재영이 그 분에게 먼저 직접 사과를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통화해서 진심어린 마음으로 사과를 하고 받아들였고 용서를 구했습니다”며 “어떤 이유에서든 상처가 되었을 그분에게도 다시한번 진심으로 고개숙여 사과드립니다. 이번 일로 앞으로 제 자신을 되돌아보며  반성하며 살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민기, 조재현 등 다른 배우들이 성추문에 휩싸였을 때와는 완연히 다른 대처 방식이다. 다른 배우들은 성추문을 접하자마자 “사실 확인 중”이라거나 “사실무근” 등의 짧은 입장으로 침묵을 지켰다.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나 사과 등은 없었고, 추후 문제가 커지고 나서야 사과문을 발표하곤 했다.
하지만 한재영 측의 대처는 달랐다. 성추문에 휩싸이자마자 곧바로 “사실과 상관없이 죄송”하다는 뜻을 밝혔다. 사실 확인과 피해자에 직접 사과를 하는 과정을 투명하게 밝히고 이후 자숙하겠다는 뜻을 덧붙이며 선 사과, 후 공식입장의 새로운 공식을 만들었다.
성추행은 비판 받아야 마땅한 일이지만, 진심으로 속죄하고 피해자에 용서를 구하는 과정은 눈여겨볼 만 했다. 이는 그동안 뜨겁게 불타오른 ‘미투 운동’의 긍정적 효과라고 할 수 있을 터. 문제의 심각성을 빠르게 인지하고 후속 대책을 마련하는 모습은 ‘미투 운동’으로 학습된 결과로 보여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이들을 더욱 고무시키는 사례로 남게 됐다. / yjh03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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