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 '직접 사과' 한재영, 차별화된 '미투'..순기능 될까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8.03.05 14: 01

배우 한재영이 '미투 운동'의 또 다른 사례를 보여줬다.
성추문에 휩싸인 한재영은 피해자 A씨에게 먼저 사과한 후 공식입장을 발표하는 행보로 여타 미투 사례와는 차별화됐다. 
한재영의 소속사 샘컴퍼니 측은 "한재영이 그 분(피해자 A씨)에게 먼저 직접 사과를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통화해서 진심어린 마음으로 사과를 하고 받아들였고 용서를 구했다"라고 한재영이 피해자 A씨에게 직접 연락해 사과를 했다고 5일 밝혔다.

한재영은 "어떤 이유에서든 상처가 되었을 그분에게도 다시한번 진심으로 고개숙여 사과드린다"라고 재차 반성의 모습을 보이며 "이번 일로 앞으로 제 자신을 되돌아보며 반성하며 살도록 하겠다. 다시 한번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점 고개숙여 사과 드린다"라고 재차 사과했다.
앞서 한재영을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했던 A씨는 자신의 SNS에 "한재영에게 눈물의 사과를 받았다"고 전했던 바다. 
A씨는 "한재영 배우에게 직접 사과 받았다"며 "연락이 왔을 때 받지 않았는데 많은 사람의 관심이 한재영을 향한다는 게 겁도 났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데. 5일 오전 6시쯤 한재영과 통화했고 사과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1시간 넘게 통화하며 제가 아팠던 것 얘기하며 울었고 한재영도 울며 미안하다고 얘기했다. 다시는 다른 사람에게도 그런 행동할 일 없다고 직접 얘기했다. 그땐 본인도 어렸다며 오늘 사과문을 올리겠다고 했다. 사과문을 올리면 통화 내용을 공개할 생각이 없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한재영의 사과를 받아들인 A씨는 "한재영에 대한 일은 털고 웃으면서 살고 싶다"라며 "한재영 배우가 열심히 연기하는 모습을 봐도 이젠 아플 것 같지 않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미투 운동을 지지한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드러냈다.
한재영은 폭로글을 접한 후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를 하기 위해 연락처를 수소문해 연락을 취했다는 전언. 언론에 먼저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 보다는 피해자와의 대화와 사과가 먼저라고 생각해 연락하고 용서를 구한 것은 진정성이 담겨져 있다는 평가다.
다만 중요한 것은 '사과 그 이후'가 될 예정. 한재영의 사례를 통해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사과와 반성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된 바다. 물론 사과가 모든 과거의 잘못을 해결해 주는 면죄부 같은 역할은 당연히 할 수 없고 폭로의 진실성 역시 전제되야 한다. 그럼에도 미투 운동의 본 목적은 관습의 폐해를 허물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며 경각심을 살리는 데 있다는 것을 상기했을 때, 선행돼야 할 것은 변명이나 합리화가 아닌 솔직한 피해자와의 소통임은 확실하다.
각기 다른 폭로와 대응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투 사례들 중 언론 발표보다 먼저 피해자의 직접적인 용서를 받은 한재영 사례가 앞으로의 미투 운동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지 주목된다. 한재영 역시 앞으로 반성의 마음을 잊지 말고 낮은 자세로 대중을 만나야 할 것이다.
A씨는 앞서 2011년 극단 A의 대표 겸 연출가 K로부터 모텔로 불려가 성추행을 당했고 폭로글을 게재했다. K대표와 함께 한재영도 실명으로 거론돼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바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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