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이 최근 좋지 않은 모습을 많이 보여준 것도 사실이다. 성적도 기대에 못 미친다. 금메달을 딸 자신이 없으면 도전이라는 가치가 사라질 것.”
새롭게 U-23 연령대 대표팀을 맡게 된 김학범 감독은 5일 오후 3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3층 기자실에서 취임사와 앞으로 대표팀 운영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지난 2월 6일 대한축구협회는 선임소위원회를 개최하고, 김봉길 U-23 대표팀 감독과의 계약을 중도 해지했다. 23세 이하 대표팀은 지난 1월 27일 '2018 AFC(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에서 4위에 그치며 우승에 실패했다. 동시에 이번 대회 3위까지 주어지는 '2020 U-23 챔피언십' 톱 시드권 획득도 무산됐다.
김판곤 선임위원장을 포함한 감독선임위원회에서는 일련의 프로세스 과정을 통해 단기적인 성적과 장기적인 육성 능력을 모두 보유한 적임자로 김학범 감독을 신임 U-23 감독으로 임명했다.
김학범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U-23 대표팀을 이끈다. 그는 “김판곤 위원장이 새롭게 제안한 선발 프로세스에 선출돼서 기쁘다. 책임도 막중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잘하면 앞으로 공정한 선발 프로세스가 자리잡힐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학범 감독은 “아시안 게임은 어려운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두렵다고, 어렵다고 피해가지 않겠다. 이 도전을 반드시 승리해서 국민들게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학범 감독은 “3월 소집은 A대표팀하고 겹치다 보니 기회를 받지 못한 선수들 위주로 체크하겠다. 평가전은 안되고 연습 경기를 두 번 정도 가질 것 같다. 모든 분들이 많이 도와주시면 열심히 해서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다음은 김학범 감독과 일문일답.
- 손흥민의 아시안게임 합류 유무는.
▲ 손흥민은 대표팀의 대표 선수이자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다. 아시안게임은 차출해주겠다는 것은 개인적 생각만 가지고 안된다. 클럽과 선수, 협회가 자세히 이야기 나눠야 한다.
U-23은 김학범의 팀도, 손흥민의 팀도 아니다. 선수보단 팀이 우선이다. 현재 뽑을 수만 있다면 무조건 손흥민을 뽑겠다. 마지막까지 봐야되겠지만, 가능하면 마지막에라도 합류시키겠다.
- 토트넘이 훈련이나 조별리그에서 합류시키지 않을 수도 있다. 손흥민의 늦은 합류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 사실 차범근이나 박지성같은 선수만 봐도 손흥민 역시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매우 큰 선수다. 손흥민이 훈련에 합류하지 않더라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본다. 수비와 달리 공격은 개인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 손흥민이 아시안 게임에 대한 의지가 궁금하다. 직간접적으로 확인을 했나.
▲ 확인하지는 못했다. 재계약 부분은 알고 있다. 하필 월드컵이 있다보니 굉장히 조심스럽다. 개인적으로 제 생각으로는 뛰어난 선수고 똑똑하기 때문에 분명히 알아서 잘할 것이라 본다. 월드컵 때문에 행동이 조심스럽다. 손흥민하고 통화가 아직 되지는 않았다. 그런 부분을 확실하게 마무리하고 싶다.
- 아시아게임 우승
▲ 아시아 경기는 모두 우승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좋지 않은 모습을 많이 보여준 것도 사실이다. 성적도 기대에 못 미친다. 금메달을 딸 자신이 없으면 도전이라는 가치가 사라질 것으로 본다.
특히 우리 축구에서 1등이 중요하다. 1등이 아니면 큰 의미가 없다. 큰 의미는 못 둔다. 우승을 해야지 목표를 이룰 수 있다. 감독으로 그런 자신감이 있어서 우승하겠다거 선언한 것이다. 감독이 자신이 없으면 선수들도 자신이 없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과감하게 말했다.
- 시간은 생각보다 모지라지 않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 시간적으로 그렇게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다. 단지 훈련 일수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이승우나 백승호 같은 선수들 발탁 유무.
▲ 모든 선수들에게 문은 열려있다. 나이 차이로 편견을 가지고 선수 발탁을 하지는 않겠다. 그 연령대 뛸 수 있는 선수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선수를 체크하겠다. 성인이 되고나면 기량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 가능성은 열어두고 선수를 체크할 계획이다.
- 선임기간은 올림픽까지지만, 아시안 게임 끝나고 중간 평가받겠다고 말했다. 이유가 뭔가.
▲ 지도자는 성적으로 평가받는다. 임기가 보장되도 아시안 게임을 망치면 스스로 그만둬야 한다. 지도자라면 그래야 한다. 이보다 더한 악조건이라도 다 이겨낼 자신이 있다. 평가좋다. 도전하는데 절대 걸림돌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받아들이겠다.
- 전임 김봉길호에 대한 평가. 경기력 평가와 그 팀의 틀을 유지할 것인지 알고 싶다.
▲ 아마 모든 분들이 경기는 다 봤을 것이다. 경기력이 안 좋은 것에 뭔가 이유가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준비 과정서 안일했던 것 같다. 선수들에 대해서 안 좋은 것만 봤을 수도 있지만, 좋은 것도 보였다.
호주와 경기에서 공격적으로 나가는 부분이나 한 템포 빠른 속공 플레이는 나쁘지 않았다. 그런 플레이는 선수들에게 더 장려할 것이다. 이전 U-23 대표팀의 문제점은 나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한 문제점을 잘 극복해서 수비 조직력같은 부분을 잘 가다듬겠다.
선수 개인에 대한 평가는 어렵다. 좋은 부분도 나쁜 부분도 많다. 다 교훈삼아서 천천히 고쳐나갈 것이라 얘기하고 싶다.
- 성적에 자유롭지는 않지만 임기가 올림픽까지다. 어떤 팀을 만들고 싶다는 목표가 있나.
▲ U-23 대표팀에서 성인 대표팀에서 뛸 수 있는 능력의 선수도 있다. 여기 있는 선수를 발전시켜서 그대로 성인 대표팀에 합류시킬 수 있는 것이 내 의무라 생각한다. U-23에서 경험을 키워서 성인대표팀에 합류하는 선수들이 늘어야만 한다. 이재성이나 김진수같이 연령대 대표팀에서 올라가는 선수를 키워야만 한다.
- 어린 선수들과 소통은 어떻게 할 계획인가.
▲ 나이가 그렇게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이가 있긴 하지만 축구로 하나 될 수 있다고 본다. 내가 못한다고 하더라도 김은중 코치같이 젊은 코치들이 도와줄 것이다. 이전 대표팀을 담당한 어린 코치인 차상광 골키퍼 코치도 선수들과 잘 통한다.
이민성 코치도 들어온다. 이민성 코치도 어린 선수들을 잘 안다. 코치 선임에서 어린 선수들과 소통에 대한 부분을 우선시했다. 코치들을 통해서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큰 어려움을 할 것이라고 본다.
- 손흥민 제외한 와일드카드 선발 기준은.
▲ 최우선 과제는 팀이다. 팀을 위해 뛸 수 있는 선수를 뽑겠다.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를 뽑을 것이다. 팀이 모지란 포지션에서 아시안 게임 당시에 뛸 수 있는 선수를 뽑을 것이다.
- 팀을 중요시한다고 하셨다. 선수들에게 주문하고 싶은 사항은.
▲ 팀을 원하는 선수를 잘 뽑는 것이 최우선이다. 대표팀 올 정도면 알아서 잘할 것이라 본다. 이 팀은 자기 자신을 발전시키는 것도 되지만, 많은 국민들이 응원하고 보는 팀이다. 그런 국민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들어오라고 말하고 싶다. /mcadoo@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