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들의 축제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막을 내렸다. 최근 연예계를 강타한 미투 운동부터 오스카 첫 수상 영예를 안은 영화인들까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많은 명장면이 연출됐다.
5일 오전(한국 시간) 미국 LA 돌비극장에서는 제90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4시간 가까이 진행된 시상식에는 영화인들이 한데 모여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축제의 장을 즐겼다.
# 이변 없는 수상결과
이날 수상 결과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범위로 이변은 없었다.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이 4관왕을 차지했고 ‘덩케르크’가 3관왕을, ‘블레이드 러너 2049’와 ‘코코’가 각각 2관왕을 차지했다.
남우주연상은 예상대로 ‘다키스트 아워’의 게리 올드만에게 돌아갔다. ‘팬텀 스레드’ 다니엘 데이 루이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티모시 샬라메 등이 경쟁자로 지목됐지만 게리 올드만을 꺾을 수는 없었다. 여우주연상 역시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 ‘쓰리 빌보드’ 프란시스 맥도맨드가 차지했다.
# 게리 올드만부터 로저 디킨스까지 오스카 첫 수상
게리 올드만을 비롯해 이날 시상식에서는 세 명의 후보자가 오스카 첫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게리 올드만은 그간 연기력으로는 그 누구도 이견이 없는 명품 배우였지만 유독 아카데미와는 인연이 없었다. 지난 2012년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하고 2018년 ‘다키스트 아워’로 드디어 오스카를 손에 넣었다.
촬영감독 로저 디킨스 역시 무려 14번이나 아카데미 시상식에 노미네이트되었지만 번번이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올해 ‘블레이드 러너 2049’로 촬영상을 수상하며 마침내 한을 풀게 됐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도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이 있었지만 각색상을 수상하며 감격을 나눴다.
# 셰이프 오브 워터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주인공은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이었다.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은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과 음악상, 미술상을 수상하며 4관왕을 차지했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시상식 직전 터진 표절 시비에도 불구하고 처음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다. 또한 SF장르로서는 이례적으로 작품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 미투 운동
올해 아카데미에서도 최근 할리우드를 강타한 ‘미투 운동’은 큰 이슈거리였다. 사회자 지미키멜은 지난해 성추문 논란에 휩싸인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을 언급하며 더 이상 그런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프란시스 맥도맨드도 수상소감에서 “제 여동생 도로시, 그리고 조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이 두 분은 페미니스트의 어머니로부터 잘 자랐다. 그래서 서로를 사랑하고 주변을 사랑한다. 저를 자랑스럽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그녀는 "모든 부문에 후보로 오른 여성들은 지금 자리에서 일어나주셨으면 좋겠다"고 이끈 뒤 "우리는 모두 스토리를 갖고 있다”고 여성들을 응원해 보는 이들을 감동시켰다. /mk324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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