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과 이승기, '지워라! 악셀 비첼을 지워라'.
전북 현대는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예선 3차전서 톈진 취안젠(중국)과 만난다. 전북과 톈진은 모두 E조에서 패배가 없다. 따라서 양팀은 맞대결에 따라 조 1위의 향방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전북은 톈진과 벌이는 1차전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크다.
K리그1 리딩클럽인 전북은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고 있다. 톈진은 최근 갑작스런 투자를 통해 중국 슈퍼리그서도 큰 손으로 불리고 있다.선수면면을 보면 입이 벌어진다.
브라질의 신성이라 불렸던 알렉산드로 파투를 시작으로 벨기에 대표팀 출신의 악셀 비첼 그리고 분데스리가서 큰 활약을 펼쳤던 앙소니 모데스데 등의 연봉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그리고 전북에서 중동을 거쳐 톈진에 입단한 권경원의 연봉도 34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전북은 개의치 않는다. 최근 중국이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엄청난 투자를 하는 속에서도 꿋꿋하게 정상급 실력을 지켜왔기 때문이다. 2016년 2번째 우승 당시에도 전북은 상하이 상강을 홈에서 5-0으로 완파하기도 했다.
올 시즌도 전북은 ACL 출전팀 중 가장 안정된 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강희 감독은 경기 전 날 가진 기자회견서 "중국 슈퍼리그에 좋은 선수와 외국인 감독들이 합류하면서 수준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가진 플레이를 잘 펼치면 된다. 다른 팀에 대한 고민 보다는 우리의 경기력을 선보이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울산과 K리그1 개막전을 마친 뒤 중국으로 건너가 톈진의 리그 경기를 지켜봤던 최강희 감독은 분석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첫 경기 보다 ACL플레이오프와 조별예선 경기를 보면서 올 시즌 톈진이 어떤 모습으로 경기를 펼칠지에 대해 세밀한 분석을 마친 것.
최강희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중원 대결이다. 최전방 공격진에 대한 믿음과 함께 중원에서 톈진의 악셀 비첼을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경기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니트에서 뛰다 톈진으로 이적한 비첼은 공격적 능력을 갖춘 미드필더다. 하지만 수비 가담 능력은 떨어진다. 장신인 비첼을 상대로 최강희 감독은 중원에서 맞대결을 펼칠 생각이다.
최강희 감독은 이재성과 이승기를 앞세워 비첼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다. 활동량이 많은 선수들을 끊임없이 돌파 시키면서 비첼의 움직임을 둔화시키겠다는 것. 앞선 부터 압박하면서 신형민까지 힘을 보탠다면 세계적 수준의 선수지만 쉽게 중앙을 장악하기 쉽지 않다.
주장 신형민도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역할을 해야 한다. 또 주위에 있는 선수들과도 협력해서 경기를 펼쳐야 한다. 최근 몇 년간 이름값 높은 선수들이 슈퍼리그에 합류하고 있지만 분명 우리는 잘해왔다. 우리만의 색깔로 좋은 결과 얻고 싶다"고 강조했다.
홀로 대결을 펼친다면 비첼은 쉬운 상대가 아니다. 그러나 중국 자국 선수들의 활약이 부족한 상황에서 비첼의 움직임은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공격에 비해 수비가 약한 톈진의 올 시즌 상황을 볼 때 이재성-이승기라는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면 비첼과 해볼만 하다.
3번째 ACL 우승에 도전하는 전북은 톈진을 꼭 넘어야 한다. 홈에서 기회를 잡는다면 원정에서 열리는 2차전도 쉽게 경기할 수 있다. 중원에서의 압박이 전북의 가장 큰 무기로 쓰여질 전망이다. / 10bird@osen.co.kr
[사진] 전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