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최고령 투수 임창용이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일까? 임창용이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쾌조의 구위를 과시하고 있다. 2월까지는 훈련에만 전념하다 3월부터 실전 마운드에 올랐는데 구위가 예전보다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일 한화전에 첫 등판해 1이닝을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5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1이닝을 1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했다. 최고 구속은 145km를 찍었다. 커브와 체인지업도 더욱 날카로와졌다. 임창용의 불펜투구나 실전투구를 지켜본 이들은 하나같이 작년보다 볼이 더욱 좋아졌다는 말들을 하고 있다.
42살의 나이에 캠프에서 145km짜리 볼을 뿌린다는 것 자체가 뉴스감이다. 그래서인지 잘 웃으면서 얼굴 표정도 유난히 밝아졌다. 임창용은 "내가 불펜에서 볼을 던지면 후배들이 감탄한다. 이러다 시즌에 들어가면 150km까지 나올 수도 있겠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임창용에게 좋아진 비결을 묻자 "몇 년 만에 착실한 훈련을 했다"는 답을 했다. 그는 "올해는 열흘 정도 먼저 캠프에 들어왔다. 스프링캠프 팀 훈련을 제대로 소화한 것도 3년 만이다. 재작년에는 (무적신세라) 참가를 못했고 작년에는 대표팀에 갔다"고 말했다.
임창용은 겨울에는 개인 훈련을 거의 하지 않는다. 주로 캠프에서 훈련을 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40일 동안이나 제대로 된 훈련을 받았다. 원래부터 담배와 술을 하지 않는데다 착실한 훈련량을 소화하자 어느때보다 몸이 좋아졌고 고스란히 구위로 이어졌다.
몸만 좋아진 것이 아니라 커브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의 구사력이 훨씬 나아졌다. 커브는 두 개의 투구폼으로 던지고 있다. 횡으로 큰 궤적을 그리는 것과 종으로 짧은 궤적으로 떨어지는 것을 구사하고 있다. 실전에서 타자들이 커브에 당했다.
임창용은 "작년부터 커브를 던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스트라이크 혹은 볼이 될 지 반신반의했다. 지금은 스트라이크와 볼을 구분해서 던질 수 있을만큼 제구가 되고 있다. 제구가 잡히면서 카운트를 잡는 일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체인지업과 투심도 간간히 던지고 있다. 임창용은 "직구 스피드가 내려가면서 체인지업도 던지기 시작했는데 잘 먹혔다. 작년 시즌 중반부터는 투심도 구사했다. 타자들의 방망이가 빨리 나와 투구수도 줄이면서 빠른 승부를 펼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임창용은 올해도 필승조에서 던질 예정이다. 소방수 김세현, 젊은 투수 김윤동과 7회 이후를 책임진다. 데뷔 24년째를 맞는데도 여전히 1군의 주력투수로 정상 수성의 뒷문을 맡게 됐다. 임창용은 "작년 우승을 해서 그런지 팀 분위기가 대잔히 좋다. 선수들 모두 밝은 얼굴이다. 올해도 좋은 성적을 나올 것 같다"며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