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를 떠난 이적생들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LG는 지난해 11월 열린 KBO 2차 드래프트에서 최고 화제 팀이었다. 내야수 손주인을 비롯해 외야수 이병규·백창수, 투수 유원상 등 즉시 전력 선수들이 4명이나 지명되며 팀을 떠났기 때문이었다. 세대교체를 추진하고 있는 LG는 30대 중고참 선수들을 40인 보호명단에서 대거 제외했다.
젊은 선수들을 키우기로 한 LG는 야수진 중복 자원이거나 하향세로 접어든 선수들을 과감하게 배제했다. 이런저런 아쉬움 속에 LG를 떠난 선수들이 다른 유니폼을 입고 스프링캠프 때부터 뜨거운 기세를 뽐내고 있다. 2차 드래프트 성공작이 될 것이란 기대감을 나날이 키우고 있다.
LG를 떠난 선수 중 가장 많은 논란이 됐던 손주인은 친정팀 삼성의 주전 2루수 경쟁에서 한 발 앞서나가고 있다. 국내 팀들과 최근 4차례 연습경기에서 7타수 5안타 5타점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일 롯데전에서 9회 대타로 끝내기 안타를 쳤고, 5일 KIA전에선 2루타 포함 2안타 4타점으로 불방망이다. 2루 수비도 여전히 안정적이다.
LG에서 1~2군을 오르내렸던 백창수는 한화에서 붙박이 1군을 노리고 있다. 캠프 10경기에서 21타수 8안타 타율 3할8푼1리 7타점 4득점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볼넷 5개를 더해 출루율은 5할, 2루타 3개와 3루타 1개로 장타율도 .619에 달한다. LG 시절부터 인정받은 방망이 솜씨가 날카롭다. 1루 수비도 곧잘 적응하며 1군 진입을 기대케 한다.
LG에서 최근 3년간 하향세를 보였던 우완 투수 유원상도 NC에서 부활 날갯짓을 시작했다. 캠프에서 3경기 모두 구원등판해 1이닝씩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직구 구속도 140km대 초중반으로 끌어올리며 구위를 회복 중이다. 불펜 필승조 과부하로 어려움을 겪었던 NC에 새로운 힘이 될 기세다.
한 때 LG의 4번타자로 중심타선을 이끌었던 이병규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새로 입었다. 최근 몇 년간 크고 작은 부상 때문에 하향세가 뚜렷했고, 롯데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지난달 28일 삼성전에서 지명타자로 출장해 2루타 포함 2안타 멀티히트를 쳤다. 롯데에선 승부처에 활용될 좌타 대타 요원을 맡을 전망이다.
LG는 지난 2015년 2차 드래프트에서도 주장을 맡았던 베테랑 이진영이 40인 보호명단에서 풀려 kt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바 있다. 이진영이 kt에서 반등하며 건재를 알렸지만, 2016년 LG는 채은성이 주전 우익수로 자리 잡고 가을야구에 진출하며 역풍을 피했다. 올해는 과연 '이적생 역풍'을 막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
[사진] 손주인-백창수-유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