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km/h는 우습다. 두산 베어스가 착실하게 모은 강속구 투수의 활약을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두산은 지난 4일 자체 청백전에서 희망을 봤다. 이날 청팀의 마운드에는 현도훈(2이닝 2실점)-변진수(2이닝 4실점)-유재유(⅓이닝 4실점)-이영하(2이닝 1실점)-홍상삼(1이닝 무실점)-장민익(1이닝 4실점)이 마운드에 올랐다.
백팀에는 이용찬(3이닝 무실점)-박치국(2이닝 1실점)-최대성(1이닝 무실점)-김강률(2이닝 무실점)-이현호(1이닝 무실점)-박신지(1이닝 2실점)가 차례로 등판했다.
투수들이 1~2이닝을 소화한 가운데, 150km/h의 빠른 공을 던지며 자신의 맡은 바 임무를 소화한 선수들이 눈에 띄었다.
청팀에서는 이영하와 홍상삼이 기대를 모았다. 지난 2016년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해 첫 해를 수술로 나서지 못했던 이영하는 지난해 1군에 올라와 150km/h의 빠른 공으로 상대와 적극적인 승부를 펼치면서 관심을 받아왔다. 이날 역시 비록 2이닝동안 1실점은 있었지만, 최고 148km/h의 공을 던지면서 삼진 한 개를 잡아내며 올 시즌 한층 성장한 투구를 예고했다.
이영하의 활약도 좋지만,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홍상삼의 완벽투다. 홍상삼은 150km/h의 빠른 공을 가지고 있지만, 제구에 아쉬움을 삼키면서 지난해에도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호주에서 진행된 1차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하고 2군과 대만으로 떠날 예정이었지만, 극적으로 일본 2차 스프링캠프에 이름을 올렸고, 이날 첫 실전 등판을 한 것. 이날 홍상삼은 150km/h의 강속구로 타자를 압도하며 1이닝 동안 2개의 탈삼진을 뽑아냈다.
2차 드래프트로 새 식구가 된 최대성의 활약 또한 반갑다. 150km/h을 넘어 160km/h까지 바라보는 공을 던져왔던 그였지만, 제구 난조에 부상까지 겹치면서 번번이 아쉬움을 받았다. 그러나 이날 최대성은 1이닝 동안 7개의 공으로 아웃카운트 3개를 채우면 자신의 맡은 바 임무를 다했다.
지난해 두산은 우완 파이어볼러 김강률이 마침내 알을 깨고 팀의 마무리 투수로 거듭났다. 한 번 영점이 잡힌 강속구 투수는 상대팀에게는 공포 그 자체다. ‘미완의 대기’로 평가받는 선수들이 청백전에서 희망을 보여줬다. 이제 두산이 바라는 것은 ‘이대로만’이다. / bellstop@osen.co.kr
[사진] 미야자키(일본)=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