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물러설 수 없게 됐다.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지면 안된다'는 절실함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1승의 가치는 천금 같아졌다. 살얼음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간판스타 '페이커' 이상혁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SK텔레콤은 6일 오후 서울 서초 넥슨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스프링 스플릿 킹존과 2라운드 3주차 경기를 갖는다. 5일 기준으로 SK텔레콤은 6승 6패 득실 +0으로 5위를 기록 중이다. KSV와 득실차 없이 승자승 원칙에 따라 5위에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9위까지 주저앉았다가 반등으로 5위까지 올라온 점은 반갑다. 하지만 킹존과 KT 등 1, 2위를 다투는 팀들과 2라운드 3주차서 만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마음은 편하지 않다. 정말 한 순간만 삐긋해도 또 한 번 흔들릴 수 밖에 없고, 두 번만 삐끗하면 순위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
킹존 같은 경우는 공격과 수비, 운영 등 모든 지표에서 SK텔레콤을 압도하고 있다. 심하게 비유를 하면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모양새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하게 KDA만 비교해도 SK텔레콤은 4.44(1.9킬 1.6데스 5.2어시스트)이고, 킹존은 7.18(2.3킬 1.1데스 5.5어시스트)로 킬을 만들어내는 능력부터 차이가 난다.
운영적인 요소에서도 첫 킬 확률과 첫 타워 공략율이 80%인 킹존에 비해 SK텔레콤은 22%의 첫 킬 확률과 52% 첫 타워 공략율로 킹존에 비해 힘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초반 경기 흐름을 풀어나가는 키잡이 포지션인 정글에서 '블라썸' 박범찬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피넛' 한왕호, '커즈' 문우찬 등 특급과 A급 정글러가 있는 킹존에 비해 정글의 힘 차이는 커 보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일 수록 SK텔레콤이 믿는 건 '페이커' 이상혁이다. 예년 SK텔레콤의 밴픽 트렌드를 살펴보면 '페이커' 이상혁이 마지막 픽으로 챔피언을 잡았다면 이번 시즌에는 선 픽의 횟수가 늘어났다. 2라운드에 열린 세 경기를 감안해도 지난 달 24일 락스전에서 이상혁은 1세트 3픽(아지르), 2세트 2픽(아지르)을, 지난 1일 아프리카전 1세트 3픽(코르키), 2세트 갈리오(1픽), 3세트 에코(4픽), 지난 4일 진에어전 1세트 1픽(라이즈), 2세트 2픽(조이), 3세트 1픽(조이)으로 아프리카전 3세트 한 번을 제외한 나머지 세트서 첫 번째 픽 페이즈에서 챔피언을 선택했다. 1 2픽을 동시에 가져가는 레드 진영까지 감안하면 첫 번째 선택에서 챔피언을 가져간 경우 최근 3경기 4차례나 된다.
그만큼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후반부 구간부터는 '뱅' 배준식과 함께 힘을 쓸 수 있지만 초중반 구간에서 구심점이 이상혁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다만 킹존의 강력한 정글 압박에 대한 중압감을 얼마나 이겨낼 수 있을지가 이상혁과 SK텔레콤에게는 최대 관건이다.
지난 4일 진에어전 승리 이후 이상혁은 "상대가 모두 잘하는 팀이지만 이길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아니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점을 최대한 보완해서 보여드리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