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코 장인'의 저력은 여전했다. 흐르는 세월의 힘은 막을 수 없어 아쉬움이 조금은 남지만, 그럼에도 감우성과 김선아는 가슴 설레는 로맨스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든다. '연애시대'와 '내 이름은 김삼순'의 확장판 '키스 먼저 할까요' 속에서 말이다.
'키스 먼저 할까요'는 성숙한 사람들의 서툰 멜로를 다루는 드라마로, 감우성 김선아 오지호 박시연 예지원 김성수 등이 출연하고 있다. 한때 카피라이터로 매일 신화를 썼던 손무한(감우성 분)은 사라져 가는 것들에 집착하는 '고독한 아재'다. 또 이혼한 전 남편이 남긴 빚더미에 앉은 전직 승무원 안순진(김선아 분)은 세상만사가 무의미한 여자다.
두 사람은 각각 501호와 401호에 살면서 악연 혹은 인연으로 얽혔고, 서로에게 조금씩 위로가 되어주면서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대놓고 야한 이야기를 하고, 두 번의 동침을 하기도 한 두 사람은 지난 5일 방송분에서 첫 키스를 나누며 본격적인 '어른 멜로'를 시작했다.
감우성과 김선아는 이미 SBS '연애시대'와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을 통해 '멜로 장인', '로코 장인'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아직도 두 사람을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 바로 '연애시대'와 '내 이름은 김삼순'이다. '키스 먼저 할까요'는 이 두 드라마를 더욱 생각나게 하는 묘한 힘이 있다.
전혀 다른 캐릭터를 구축한다거나 변신을 한다기 보다는 마치 확장판을 완성하듯 '연애시대'와 '내 이름은 김삼순' 속 캐릭터가 '키스 먼저 할까요'로 들어와 서로에게 위로의 손길을 내미는 것 같은 분위기를 형성한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손무한과 안순진에게 더 깊이 몰입하고 함께 웃고 울 수 있는 것.
또 이혼을 한 두 남녀가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위로가 되어주는 과정은 솔직하고 유쾌하다. 그러면서도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짠함'을 동반한다. 이는 왜 이들이 이렇게 아프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왜 이렇게 서로를 애틋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지를 제대로 알 수 있게 한다. 마냥 가볍지도, 또 한없이 무겁지도 않아 더 좋은 '키스 먼저 할까요'다. /parkjy@osen.co.kr
[사진] '키스 먼저 할까요'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