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에도 '#미투(Metoo)' 운동이 번질 조짐이다.
공연, 영화계를 시작으로 문화계 전반에 퍼진 '미투' 운동이 가요계에도 이어지고 있다. 팬을 성추행한 혐의를 인정한 래퍼 던말릭에 이어, 주목받고 있는 가수 강태구는 데이트 폭력 논란에 휩싸였다. 드러며 남궁연도 '미투' 운동으로 성추문에 휩싸여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다.
# 던말릭, 팬 성추행→소속사 퇴출
앞서 지난달 연예계에 '미투' 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래퍼 던말릭의 성추행을 폭로하는 글이 게재돼 논란이 된 바 있다. 던말릭 역시 자신의 SNS에 "저는 작년 12월 경에 한 팬분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 때 팬과 아티스트라는 권력관계를 이용해 추행을 저질렀음을 인정합니다. 피해자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뉘우치고 더 나은 사람이 돼 추후에 크고 작은 사건들을 만들지 않고 조심히 스스로 경계하면서 살아가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게재하며 사실을 인정했다.
던말릭이 소속된 데이즈얼라이브 대표 제리케이도 자신의 SNS를 통해 "어제(2/20) 밤 10시경 데이즈얼라이브 멤버 던말릭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트윗을 접했습니다. 상황을 파악한 뒤 아래와 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변명의 여지없이, 던말릭은 현 시간부로 데이즈얼라이브 멤버에서 제외됩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후 추가 피해자의 증언이 나와 논란이 더욱 커졌다. 이에 제리케이는 다시 SNS를 통해서 "두번째 피해자의 증언 역시 사실임을 인정했다. 데이즈얼라이브는 단체 혹은 구성원 개인 어느 차원에서든 피해자 편에 설 것"이라고 거듭 입장을 밝힌 상황.
던말릭의 성추행 폭로가 더욱 충격을 준 것은 미성년 팬을 아티스트와 팬이라는 권력 관계를 이용해 추행한 사실 때문이다. 앞서 보이그룹 로미오 멤버 마일로가 일본 팬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에 이어 다시 한 번 충격을 주는 사건이었다.
# 남궁연, 4차 폭로vs법적대응
던말릭에 이어 드러머 남궁연에 대한 '미투' 폭로가 이어졌다. 남궁연은 지난달 2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익명의 폭로자가 글을 게재해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다. 이후 남궁연은 3일간 침묵을 유지한 채 지난 2일 법률사무소 익선을 통해 "성추행 의혹은 사실 무근이다. 현재 (폭로자에 대한) 고소장을 작성 중이며 머지않은 시기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후 추가적인 폭로가 이어졌다. 특히 지난 4일 오후 방송된 'SBS 8뉴스'에서는 "남궁연으로부터 CG작업을 위한 누드 사진을 보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라고 주장하는 네 번째 폭로자 D씨가 등장했다. D씨는 뉴스를 통해 "앞서 피해자라 주장한 다른 폭로자들이 겪은 내용과 비슷해 폭로를 결심하게 됐다"라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서 남궁연 측은 "법적대응을 하겠다는 우리의 입장은 달라진 것이 없다. 고소장 접수는 다음 주 수요일 쯤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면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 강태구, 데이트 폭력 논란.."사과할 것"
이후 강태구의 데이트 폭력 논란이 불거졌다. 강태구는 지난달 진행된 '제15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음반을 비롯해, 최우수 포크 노래, 최우수 포크 음반 상을 수상한 주목받는 뮤지션이었다.
그러나 강태구의 전 연인 A씨가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A씨는 지난 2일 자신의 SNS에 "강태구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대략 3년 반의 연인 관계를 이어나가는 동안 데이트폭력을 당해왔다"라고 폭로했다.
특히 A씨는 "강태구와 만나는 동안 그리고 헤어진 이후에도 오랫동안 정신적인 고통을 안고 살아야했다"라며 고통을 호소했고, 강태구가 자신과 교제 중 폭언을 일삼고 여성혐오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또 "강압적인 태도는 성관계에서도 드러났다. 성관계시 저에게 이상한 체위를 요구하며, 제가 포르노를 강제로 시청하기를 종용했다"라고 폭로해 충격을 줬다.
이와 관련해 강태구는 자신의 SNS에 "너에게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 니 이야기 속에 거짓도 있어. 그리고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도 있고 우선 어떤 변명도 하지 않을게. 이야기하고 너가 원하는 사과를 하고 그리고 사실이 아닌 부분은 정정해줘"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강태구는 "제가 잘못 알고 잘못 표현한 것이 있다면 나중에 그 생각을 고치고 사과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결국 한국대중음악상 측은 강태구의 수상 취소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던말릭에 이어 강태구까지, 공연·영화계에 이어 가요계까지 번진 '미투' 운동이 본질과 의미를 헤치지 않는 선에서 지속적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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