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 조재현, '크로스' 부끄럽게 하차..죽는 연기하며 어땠을까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8.03.07 09: 16

후배 배우들을 이끌어야 하는 맏선배, 제작진과 스태프들을 다독거려야 하는 베테랑 배우의 위치에 있던 조재현. 그랬던 그가 가장 부끄럽게 tvN '크로스'에서 하차하게 됐다. 
지난 1월 29일 첫 방송된 '크로스'는 장기 밀매 사건을 다루며 안방에 강렬함을 선사했다. 천재 의사 강인규로 완벽하게 분한 고경표와 그의 분노까지 품은 휴머니즘 의사 고정훈 역의 조재현이 카리스마 투샷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순항하던 '크로스'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핵심 축을 이루던 조재현이 최근 불거진 미투 운동의 가해자로 지목된 것. 조재현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며 모든 활동을 접겠다고 했다. '크로스'에서도 하차하겠다고 알렸다. 

하지만 주인공을 갑작스럽게 하차시키긴 힘든 일. 제작진은 논란 이후 조재현의 분량을 대폭 줄였고 그의 원샷을 떼샷 혹은 다른 배우들의 클로즈업으로 대체했다. 조재현을 보기 불편해 하는 시청자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리고 결국 조재현은 제작진이 약속한 대로 6일 방송된 12회부터 하차 수순을 밟았다. 고정훈은 차 안에서 고열과 탈수 증세를 보이며 병원에 실려왔고 병을 숨기고 있었다는 설정으로 그려졌다. 
그 전에는 강인규를 불러 "대충 눈치챘겠지만 요즘 수술이 힘들다. 그래서 집도에서 손 떼겠다. 어시스트로 참전해서 너희들 수술 지켜보겠다. 내꺼 다 빼먹어라. 난 괜찮으니 환자 한 명 더 살려라"고 말했다. 
결국 고정훈은 병원의 장기 밀매 의혹을 파헤치려다가 병원장(장광 분)의 차에 치여 쓰러졌다. "센터장님이 뺑소니 사고로 실려오셨다. 의식불명 상태다. 뇌손상이 심했다. 의식과 자발호흡 모두 없다"는 것. 
최대한 자연스럽게 극에서 퇴장하는 모양새지만 조재현으로서는 부끄러운 순간이 아닐 수가 없다. 논란 이후 후배들 앞에서 고정훈이 아픈 것처럼, 사고를 당해 죽임을 당하는 설정을 연기해야 하는 꼴이 우습게 됐다. 
붕대를 감은 채 의식불명 상태로 침대에 누워 있는 연기를 하며 조재현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comet568@osen.co.kr
[사진] '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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