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세 경기 전승도 선두를 보장하지 못한다. 하지만 실낱같은 가능성은 여전하다. 전주KCC는 지금 그 가능성에 도전하고 있다.
KCC는 7일 안양 실내체육관서 열린 안양KGC와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6라운드 맞대결을 79-75로 승리했다.
시즌 34승17패. 선두 원주DB와 승차를 2경기로 좁혔다. 남은 세 경기에서 2경기 차이를 지워야 하는 상황. 여전히 어렵지만 3위 울산현대모비스에게 1경기 차로 달아났다는 수확도 있다.
이날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추승균 KCC 감독 전날(6일) DB와 현대모비스전 이야기가 나왔다. 현대모비스는 파죽의 9연승으로 전주KCC와 공동 2위까지 올랐다. 선두 DB가 눈앞. 하지만 6일 맞대결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며 3위로 내려앉았다.
어쩌면 선두 싸움보다 2위와 3위 쟁탈전이 더 치열하고 의미 있을 수 있다. 추승균 감독에게 "현대모비스가 패해 한숨 돌렸나"는 질문이 나왔다. 추 감독은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신경쓰지 않는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선두가 최선이고 2위가 차선인데 이를 신경 쓰지 않을 리 없다. 다분히 선수들의 부담 덜어주기용 발언이다. 추 감독은 "선수들이 조바심 내는 게 보인다. 심리적으로 쫓긴다"라며 "경기 들어가기 전 미팅 때마다 얘기하는데 쉽지 않다"고 한숨 쉬었다.
이날 맞상대는 KGC였지만 '방심'이 더 무서운 적이었다. KGC는 이날 한희원마저 부상으로 빠졌다. 기존 오세근과 양희종이 못 나오는 상황에서 한희원까지 빠지며 더욱 어려워졌다. 김승기 감독이 "쉽지 않은 경기가 되겠다"고 자평한 이유다. 그럴수록 KCC는 더욱 긴장했다. 추승균 감독은 "주전들이 빠진 팀 상대하는 경기가 더 어렵다. 다른 팀, 다른 경기 신경 쓰지 말고 우리 상황만 따져봐야 한다"고 거듭 다짐했다.
뚜껑을 열자 추승균 감독 예상대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KGC는 최근 2연패에 빠졌지만 그 전까지 5연승을 내달리던 팀이다. 주전 없이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날도 1쿼터 첫 5분까지 4-11로 맥을 못 췄다. 하지만 이후부터는 팽팽했다. 특히 3쿼터 4분 여를 남겨두고는 피터슨과 전성현의 연이은 3점슛으로 기어코 47-47 동점까지 만들었다.
KCC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 하지만 추승균 감독은 작전타임을 부르지 않았다. 선수들 스스로 실마리를 풀었다. 이정현의 3점슛으로 한숨 돌린 뒤 송창용의 스틸과 득점이 더해졌다. 거기에 이현민과 에밋의 연이은 콤비플레이로 58-50, 여덟 점 차 리드를 잡았다. 급한 불을 끈 순간이었다.
한 번 분위기를 잡은 KCC는 좀처럼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렇게 방심과 싸워 이긴 KCC였다. 추승균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본인들 것에 신경 쓰며 챙긴 귀중한 1승이었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