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어 침묵하는 수원 삼성의 공격진. 앞으로 다가오는 경기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수원 삼성은 지난 7일 오후 7시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상하이 선화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H조 3차전 홈경기에서 한 골 씩을 주고 받으며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무승부로 수원은 승점 4점(1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불안한 2위를 지켰다.
수원은 ACL 2차전 가시마 앤틀러스전과 K리그1 개막전인 전남 드래곤즈와 경기에서 빌드업에서 약점을 나타나며 패배했다. 상하이전 수원은 앞선 경기서 보여줬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수원의 서정원 감독은 스리백에 이종성을 배치하면서 후방 빌드업을 강화했다. 중원에서도 김종우를 선발 출전시켜 유기적인 볼 흐름을 이어갔다. 앞선 두 경기와 달리 수원은 공이 유기적으로 돌며 중원부터 상대를 압도할 수 있었다.
이날 수원은 상하이를 압도했다. 점유율 67%, 슈팅 14개 중 유효 슈팅이 9개란 지표가 증명하듯 경기를 주도했다. 그럼에도 수원이 무승부에 그쳐야만 했던 이유가 있었다. 바로 공격진의 결정력 부재. 수원은 많은 공격 기회를 만들어내고도 마무리에 실패했다.
서정원 감독 역시 "경기 결과가 너무 아쉽다. 승리했어야 하는데 전반 흐름을 살리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전방 공격수들이 골을 넣지 못한 것과 페널티킥을 내준 것이 문제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실제로 수원이 최근 3경기 2무 1패(가시마전 1-2 패, 전남전 1-2 패, 상하이전 1-1 무)를 기록할 동안 공격진들은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최전방의 데얀뿐만 아니라 염기훈, 바그닝요, 임상협 등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상하이전 교체로 출전한 김건희 역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줬다.
3연전 수원의 공격수들이 침묵하는 사이 양 측면 수비수 이기제(2골)와 크리스토밤(1골)만이 분전했다. 상하이전도 이기제가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을 기록한 것. 3경기 내내 수원 공격수들의 슈팅은 골문 대신 허공을 갈랐다.
자기 자신을 비롯한 공격수들의 부진에 수원의 심장 염기훈이 각성을 촉구했다. 상하이전에서 염기훈은 주장 완장을 달고 출전해서 오른쪽과 왼쪽 측면을 오가며 분전했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활발히 오가며 상대 수비를 괴롭혔다. 전반 위협적인 장면 대부분이 염기훈의 발에서 나왔다.
염기훈은 경기 MOM(Man of the Match)로 선정됐다. 그러나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염기훈의 표정에는 경기 결과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나왔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나를 비롯한 격수들이 골을 넣었으면 쉽게 갈 수 있는 경기였는데 아쉽다. 공격수들 모두 반성해야 한다. 잘 준비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염기훈은 "일단 지금 우리 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공격수의 골이다. 나를 포함해서 데얀, 바그닝요, 임상협 모든 선수들이 팀이 힘들 때 골로 보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은 10일 대구 FC 원정 경기를 가진 후 13일 상하이 원정을 위해 떠나야 한다. 다가오는 경기에서도 공격수들의 침묵이 이어진다면 수원의 부진을 길어질 수 밖에 없다. 수원 공격수들이 시원한 골 신고식으로 팀의 분위기 반전을 이끌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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