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어려운 결정이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의 머리가 아프다. 개막 엔트리 27명을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너도나도 괜찮은 컨디션을 선보이고 있어 쉽지 않은 결정이다. 하지만 힐만 감독은 이런 경쟁에서 오히려 긍정적인 면을 찾고 있다. 팀의 기초 체력이 지난해보다 강해졌다는 자신감도 읽힌다.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려는 SK 선수들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자리는 한정되어 있는데, 자원은 지난해보다 많아졌다. 특히 불펜과 외야가 그렇다. 힐만 감독은 “불펜과 외야 경쟁이 치열하다. 개막 엔트리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결정”이라면서 “하지만 그것이 팀에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원래 SK는 플로리다 1차 전지훈련에 참가했던 선수 중 10명 정도를 2군 가고시마 전지훈련으로 보낸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불펜투수들의 비슷한 구위에 7명을 2군에 보내는 데 그쳤다. 그만큼 1차 전지훈련부터 경쟁이 치열했다는 의미다. 여기에 김광현의 이닝제한으로 선발자원 하나를 더 추가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지난해 팀의 가장 큰 문제였던 불펜은 “전체적으로 지난해 이맘때보다 상태가 좋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단 베테랑 박정배를 마무리로 낙점한 가운데 윤희상 백인식 서진용이 한 발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이들은 순번만 그때그때 결정될 뿐 필승조로 중용될 가능성이 있다. 연습경기에서도 무실점 행진이다. 좌완에서는 신재웅 박희수라는 베테랑 선수들의 컨디션이 괜찮다. 결국 남은 1~2자리를 놓고 우완 정통파들이 대격돌하는 양상이다.
외야도 마찬가지다. 이번 오키나와 캠프에 참가한 외야수들은 김강민 김동엽 노수광 정의윤 정진기 한동민까지 총 6명이다. 내야와 외야를 겸업할 수 있는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까지 합치면 7명이다. 이들이 모두 개막 27인 엔트리에 들어가기는 어렵다. 1명 정도는 탈락 인원이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나름대로의 장점들이 있고, 연습경기에서 보여주는 타격 컨디션도 나쁘지 않아 역시 탈락자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
이에 힐만 감독은 개막 엔트리 결정 시점을 미뤘다.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시범경기 일정까지 모두 지켜본다는 심산이다. 힐만 감독은 “개막을 며칠 앞두고 엔트리가 결정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시범경기 8경기가 모두 시험대가 될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개막 엔트리에는 굳이 선발 5명이 모두 포함될 필요는 없어 경쟁이 정규시즌 개막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오는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1군 진입이 보인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