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출신 선수들이 기약 없는 휴가에 들어간다.
구리 KDB생명은 7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최종전에서 부천 KEB하나에 61-84로 패했다. 최하위 KDB생명(4승 31패)은 22연패로 마지막 시즌을 마쳤다. 지난 2000년 창단한 KDB생명 농구단은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해체된다.
보통 선수들은 시즌이 끝나서 휴가를 가는 날짜만 기다린다. 하지만 KDB생명 선수들은 달랐다. 소속팀이 아예 사라져 농구를 계속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아무것도 확정된 것이 없는 상황에서 막연하게 인수기업이 나타나길 기다려야 한다.
당장 선수단은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개인숙소의 짐을 다 빼야 한다. 우선 한 달 휴가를 가지만 이후 일정은 아무것도 없다. 박영진 KDB생명 감독대행은 “한 달 휴식 후 정해진 운동스케줄이 없다. 구단과 연맹이 협상하길 기다릴 뿐이다. 연맹이 위탁운영한다는 이야기만 들었다”고 전했다.
소속팀을 잃어버린 선수들은 사비를 들여 개인운동을 하거나 재활치료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KDB생명출신 선수들이 일단 다음 시즌까지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나 당장 운동할 체육관도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운동을 마냥 쉴 수도 없는 노릇.
한채진은 “현대시절에도 해체를 겪었지만 3개월 만에 인수할 팀이 결정 나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지금처럼 갈 곳 없이 짐을 빼는 정도는 아니었다. 가슴이 먹먹하다”면서 답답함을 토로했다.
박영진 대행은 “일단 내일 시상식까지는 KDB생명 이름으로 간다. 이후 선수들과 개인미팅을 갖겠다. 휴가기간에 여러 가지 문제가 해결이 되길 바란다”며 착잡한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부천=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