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이달 14일 개봉하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세상을 떠난 수아(손예진 분)가 기억을 잃은 채 우진(소지섭 분)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멜로영화이다.
다시 만날 수 없는 두 사람의 기적 같은 재회로 시작하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세상을 떠난 아내가 기억을 잃은 채 돌아온다는 원작의 판타지적인 설정에, 한국적인 감성과 개그 코드를 더해 감동을 살렸다.
수아를 잃은 후 단 한 순간도 그녀를 잊어본 적 없는 우진 앞에 기억을 잃은 채 나타난 수아. 그녀가 돌아온 후 하루하루를 깨고 싶지 않은 꿈 같은 행복에 살아가는 우진. 서로 소중했던 기억을 더듬으며 새로운 추억을 쌓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 이상의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소지섭은 8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손예진과 연기하는 것에 안도감을 느꼈다. 예전에 드라마를 같이 한 적은 있었지만 너무 어릴 때라 기억도 안 났다”며 “손예진과 같은 작품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춰 보니 정말 연기를 잘하더라. 완벽주의자였다. 본인이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계속하는 스타일이다. 나중에 완성본을 보니 그 분이 생각한 게 무엇인지 알겠더라”고 칭찬했다.
영화 ‘클래식’,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등의 작품을 통해 관객을 설레게 했던 손예진이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통해 멜로 퀸의 면모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소지섭은 손예진에 대해 “정말 완벽주의자”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두 사람은 지난 2001년 방송된 MBC 드라마 ‘맛있는 청혼’ 이후 17년 만에 다시 한 번 연기 호흡을 맞췄다.
소지섭은 그러면서 “물론 반사판이 손예진에게 좀 많이 가긴 했다(웃음). 하지만 전 신경 쓰지 않았다(웃음). 질투한 것도 아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앞서 언론시사회에서 이장훈 감독은 손예진에게 좀 더 많은 반사판이 사용돼 소지섭이 질투했다는 농담을 던진 바 있다. 이에 그는 이날 “제가 무슨 질투를 하겠냐”며 손사래를 쳤다.
소지섭이 연기한 우진은 전직 수영선수지만 운동을 그만두고 평범한 아버지로 살아간다. 그는 “저에 맞춰서 수영선수로 바꾼 것은 아니었다. 저도 시나리오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이 친구가 몸이 아픈데 아픈 사람처럼 보일 것인가, 아니면 그 반대로 보이게 할 것인가를 고민했지만 저는 아이를 키우는 건강한 아빠처럼 보이고 싶었다”는 캐릭터 분석 과정을 전했다. 소지섭은 실제로 고교시절 수영선수로 활동한 바 있다.
우진이 들려주는 과거의 이야기를 통해 기억을 되짚으며 점점 더 애틋해지는 우진과 수아. 함께했던 긴 시간만큼 깊었던 사랑과 자석에 이끌리듯 제 자리를 찾아가는 두 사람의 모습은 따뜻하고 진한 감성으로 가슴을 울린다. 하지만 수아의 기억이 온전히 되돌아온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을 따라야만 하는 그들의 상황은 깊은 슬픔과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다. (인터뷰④에서 이어집니다)/purplish@osen.co.kr
[사진] 피프티원케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