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민기(28·두산)가 자신을 향한 물음표를 지우고 조금씩 새로운 팀에 녹아들고 있다.
FA 민병헌(롯데)의 보상선수로 롯데에서 두산으로 옮긴 백민기는 지명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안겼다. 2013년 입단했지만, 1군 통산 기록이 47경기에 불과했던 만큼, 백민기의 인지도는 낮을 수밖에 없었다.
물음표가 많았던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그러나 백민기는 1차, 2차 스프링캠프를 통해서 자신의 존재감을 조금씩 알려나갔다. 특히 입단 당시 높은 평가를 받았던 빠른 발과 더불어 안정적인 수비는 여전하고 여기에 군대에서 체중을 10kg 이상 늘리면서 전반적으로 체격이 좋아졌다.
김태형 감독도 "백민기가 상당히 괜찮더라"라며 "수비도 안정적이고 어깨도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2차 스프링캠프에서도 백민기는 안정적인 수비와 더불어 7일 청백전에서는 홈런도 때려냈다. 아직 보강할 점이 있었지만, 충분히 1군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수비에 대한 칭찬이 많다는 이야기를 전하자 백민기는 "수비는 장점으로 불려왔으니 당연히 잘해야한다. 그러나 타격이 더 올라와야한다"며 "군대에서 체중이 많이 붙었다.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필라테스를 많이 했다. 원체적으로 뻣뻣해서 유연성 강화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군대에 있으면서 경기에 못나갔다. 아마 호주에서 경기에 나서는 것이 2년 6개월만인 것 같다. 그만큼 긴장도 많이 됐다. 조금씩 적응해야할 것 같다"라며 "확실히 군대에 있으면서 몸이 둔했는데, 지금은 경기를 뛰면서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두산에서의 적응은 수월했다. 백민기는 "아무래도 젊은 선수가 많은 팀이다보니 선배님들께서도 편하게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라며 "롯데에서는 선배님들도 많고 어리기도 해서 막내였는데, 지금은 중·고참이 되니 더 책임감을 가지고 긴장해야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민병헌이 빠졌지만, 두산에는 여전히 실력 좋은 외야수가 많다. 지난해 사이클링히트를 때려내며 준주전급 선수로 도약한 정진호를 비롯해 발 빠른 조수행, 장타력을 갖춘 국해성 등 탄탄한 외야진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지미 파레디스도 외야수로 시즌을 맞이할 전망이다.
외야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을 펼쳐야하는 가운데 백민기도 당당하게 도전장을 냈다. 백민기는 "어느 팀에나 경쟁은 있다. 현재 부족한 타격이 보강되면 한 번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회가 오면 잡도록 하겠다"라며 "또 다른 선수를 보면서 배우는 점이 많다. 열심히 보면서 배우면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1군 통산 출장이 47경기에 불과했던 만큼 많은 사람들은 백민기의 지명에 물음표를 던졌다. 백민기 역시 주위에서 들려오는 이런 소리에 대해서 알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쉬움보다는 좀 더 마음을 굳게 먹었다. 백민기는 "부담은 당연히 있어야 한다. 민병헌 선배님께서 잘했던 만큼, 한 번에 내가 그 공백은 채우지 못하지만 반이라도 채울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 있다. 또 다른 선수들도 열심히 하고 있다"며 "두산에 오면서 좋지 않은 시선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두산의 지명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또 롯데도 나를 프로에 있도록 해준 구단이니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