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이 종영을 확정짓고 새 판 짜기에 나선다. 그런데 벌써부터 암초에 부딪히고 있다. 함께 갔으면 하는 멤버들은 하차 의사를 밝힌 상태이고, 시청자들은 "종영 반대"를 외치고 나섰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어보이는 '무한도전'이라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MBC 측은 지난 7일 '무한도전'이 오는 31일 종영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휴지기를 가진 후 새롭게 판을 짜게 될 예정인 것. 김태호 PD에 이어 '무한도전'을 맡게 될 연출자는 최행호 PD다. 하지만 31일 종영 이후의 상황은 아직까지 정해진 게 없다. 여러가지 방안을 놓고 논의 중이라고만 할 뿐, 시즌2가 될지 여부도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 중심에는 멤버들이 있다. MBC 측은 기존 멤버들과 함께 가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새롭게 판을 짜야 하는 멤버들의 입장은 다르다. 김태호 PD가 이끄는 '무한도전'을 13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끌어온 원년 멤버들은 새로운 제작진과의 의기투합이나 새 시즌에 대한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박수 칠 때 떠나라"는 말처럼, 시즌 종료와 함께 아름다운 이별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클 터.
시청자들도 이런 멤버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국민 예능'이라 불릴 정도로 시청자들의 무한 사랑을 받았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종영이나 기존 멤버 하차 후 새 시즌 출범 모두 반가울리 없다. 그렇기에 시청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무한도전 종영을 막아달라'는 청원을 올리며 '종영 반대'를 외치고 있다. 또 원년 멤버가 하차할 경우 '무한도전'이라는 타이틀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아달라는 청원을 하기도.
MBC 총파업으로 인해 긴 시간 휴방이 되면서 다소 주춤한 느낌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역시 '국민 예능'이 가진 파급력이 대단하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하는 순간이다. 그렇기에 MBC 측 역시 '무한도전'과 관련해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시청자들의 우려를 살 것이 뻔한 상황이다 보니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쉽게 결정을 지을 수 없다는 것.
MBC 측이 원하는대로 멤버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아니면 새로운 멤버들을 구축해 '무한도전' 시즌2 혹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론칭하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 그 사이 고민이 깊어지는 제작진, 아쉬움이 커져가는 시청자들이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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