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비가 오는 날 다시 돌아오겠다는 믿기 힘든 약속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수아(손예진 분). 그로부터 1년 뒤 장마가 시작되는 어느 여름 날, 세상을 떠나기 전과 다름없는 모습의 수아가 나타난다. 하지만 그녀는 우진(소지섭 분)과 지호(김지환 분)가 누구인지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자신을 기억하지 못해도 그녀가 곁에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에 젖은 우진,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그와의 사랑 이야기가 궁금한 수아. 우진의 시각에서 들려주는 두 사람의 첫 만남부터 첫 데이트까지 행복의 순간을 함께 나누며 수아와 우진은 다시 사랑에 빠진다.
소지섭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대중이 저를 바라보는 이미지가 있지만 실제 제 모습은 우진 캐릭터와 비슷한 거 같다. 어느 순간 연기를 하면서 되게 편안했다”며 “(박서준이) 아들로 출연한 것은 이미 결정된 거라 어쩔 수 없었다. (나이차가 크진 않지만)연기하면서 오그라들진 않았다. 근데 반사판이 손예진에게 좀 더 많긴 했다. 질투한 건 아니고요(웃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버지 역할이 힘들기도 했지만 즐겁고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현재 결혼을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이제는 결혼을 고민할 때인 거 같다. ‘군함도’를 할 때까지만 해도 결혼 생각은 안했었다”며 “제가 먼저 이성에 쉽게 다가가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지금 (대상을 찾기 위해)열심히 노력 중이다”라고 답했다.
세상을 떠난 수아의 빈자리가 크지만 그대로 남겨둔 채, 더디고 어설퍼도 씩씩하게 홀로 아들을 키우는 우진. 긴 장마가 시작되는 여름 날, 비가 오면 다시 돌아오겠다는 믿기 힘든 약속을 남겼던 그녀가 그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세상에 없을 기적 같은 순간이 찾아오자 그들의 사랑은 다시 시작된다.
순정 만화 속 주인공처럼 한 여자만 바라보는 우직한 우진의 얼굴과 소탈함이 묻어 있는 소지섭 사이에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는 “손예진과 연기 호흡을 맞추는 것에 안도감을 느꼈다. 예전에 드라마를 같이 한 적은 있지만 너무 어릴 때라 기억이 안 났다. 연기 호흡을 맞춰 보니 손예진이 정말 잘하더라. 완벽주의자였다. 본인이 만족할 때까지 계속하는 스타일이다. 나중에 완성본을 보니 그 분이 생각한 게 무엇인지 알겠더라”고 말했다. 소지섭과 손예진은 지난 2001년 방송된 MBC 드라마 ‘맛있는 청혼’ 이후 17년 만에 다시 한 번 연기 호흡을 맞췄다.
소지섭은 “감독님이 얘기하신 ‘옆에 있는 사람을 통해 사랑의 의미를 알겠다’는 뜻을 저 역시 작품을 하면서 느끼게 됐다”며 “감독님의 성격이 너무 좋으시고 주변 사람들에게 잘해주신다. 그런 것들을 통해 곁에 있는 사람을 통해 느끼는 사랑이 이런 거겠구나 싶었다”는 생각을 전했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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