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특별한 콘텐츠 중 하나가 바로 '시네마틱 영상'이다. LOL에 등장하는 챔피언을 주인공으로 짧지만 강렬한 내용이 담긴 멋진 영상으로 단숨에 유저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그동안 LOL 챔피언들에 대한 플레이어들의 관심을 높일 수 있는 배경 이야기와 함께, 각 챔피언에서 영감을 얻은 소설, 음원,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해 왔다. 지난 2월 2일에는 총 140종(발표 당시 139종)에 달하는 LOL 챔피언 중 ‘애니’의 새롭게 개편된 스토리를 담아낸 애니메이션 영상을 발표했다.
당시 공개된 ‘애니: 불꽃의 시작’ 영상은 LoL 초기에 출시된 장수 챔피언인 애니의 개편된 스토리 내용을 소재로 만들어졌다. 새로운 배경 스토리에서 애니는 주체하기 어려운 강력한 불꽃의 마법을 지니고 있으며, 평소에는 천진난만하지만 흥분하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변을 불태워버리는, 보다 다면적인 모습을 지닌 챔피언으로 숨겨진 애니의 면모를 소개했다.
영상은 6분 40초 분량의 애니메이션에서 어두운 내면을 지닌 애니가 주변을 파괴하고 고통을 받는 과정이 2D와 3D 복합 컴퓨터그래픽스 기술을 통해 미술 작품과 같은 장면들로 표현됐다. 장렬하면서 비극적인 분위기의 영상은 유저들의 관심을 끌었다.
OSEN은 ‘애니: 불꽃의 시작’ 영상 총괄 제작감독 앤써니 포소본(Anthony Possobon)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2012년 라이엇게임즈에 그래픽 디자이너로 입사한 앤써니 포소본 감독은 지난해 1월부터 크레이티브 디렉터로 LOL 로그인 화면을 제작하고 있다.
자신의 소개를 부탁하자 포소본 디렉터는 "라이엇게임즈에서 크레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다. 가끔 변하긴 하지만 간단히 말해 ‘애니:불꽃의 시작’ 편의 에디터이자, 제작자이자 감독"이라고 답했다.
‘애니:불꽃의 시작’ 영상을 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그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애니의 인식을 바꿀 수 있을 정도의 강렬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어떤 새로운 이야기들을 선보일까 고민하던 중, 애니를 위한 새로운 배경 이야기의 기본적인 틀이 나왔다. 악마 같은 꼬마 소녀 애니는 장난기 넘치면서도 함부로 건드리면 안될 것 같은 포스를 풍기는데, 어쩌다가 그런 특징들을 가지게 되었을까라는 질문에서 이 여정이 시작된 것 같다. 애니의 어두운 면과 아이 특유의 천진난만한 순수함, 그리고 파괴적인 마법의 힘. 이 세가지가 창의적인 동기가 되기에 충분한 레시피였다."
'애니:불꽃의 시작'이라는 영상의 기획부터 제작까지 걸린 총 기간은 무려 18개월. 포소본 감독은 "첫 1년은 좀 더 긴 호흡의 스토리텔링과 비쥬얼 스타일에 대해 고민을 간단하게 했다. 프로젝트에 처음 투입된 인원은 4명이었지만 5명으로 늘어났다. 메인 프로덕션에서 작업은 9개월 가량으로 전체 기간은 대략 18개월 정도 걸렸다"라고 프로젝트의 진행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프로덕션 기간 동안 팀의 규모에 조금씩 변화가 있었다. 혼자서 일하고 있을 때도 있었고, 어떤 때는 12명이 한꺼번에 작업하고 있기도 했다. 핵심 전담 팀 인원은 5명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애니:불꽃의 시작' 영상에 대해 LOL 커뮤니티에서 유저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 이유는 기존 영상에서 볼 수 없었던 수채화 느낌의 스타일 때문. 정적인 느낌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영상이 유저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런 긍정적인 반응에 대해서 포소본 감독은 "앞으로도 유저들의 원하는 부분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적극적으로 참고하겠다"고 화답했다.
마지막으로 포소본 감독은 "애니: 불꽃의 시작’을 긍정적으로 봐주신 한국 LOL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영상을 만들기까지 스토리텔링 방식에서부터 전반적인 느낌 등 정말 많은 도전들이 있었고, 하나의 팀으로서 우리 LOL 플레이어들이 애니의 배경에 대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어 정말 뿌듯하게 생각한다"며 한국 LOL 팬들에 대한 감사인사를 전했다.
[사진] 앤써니 포소본 제작 감독 /라이엇게임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