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조민기 사망, 피해자·가족에 두 번의 상처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8.03.09 20: 01

'미투(Metoo)' 가해자 의혹을 받았던 배우 고(故) 조민기가 결국 죽음을 택했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조민기의 가족은 물론 어렵게 '미투' 운동에 동참한 피해자들도 두 번의 상처를 입게 됐다. 물론 가장 큰 대가를 치른 건 조민기 자신이기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조민기는 9일 오후 4시께 서울 광진구 소재 주거지 아파트 지하1층 창고에서 목을 매어 있는 것을 아내가 발견, 112에 신고 접수돼 건대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응급실에서 오후 5시 20분께 사망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은 상황. 특히 조민기가 오는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충북경찰서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는 점에서, 지난 18일간 이어져온 성추문이 그에게 극복하기 힘든 일이었음을 짐작케 했다.

지난달 20일부터 성추문에 휩싸이게 된 조민기는 계속해서 '미투' 폭로가 이어지자 결국 경찰의 소환 조사까지 앞두게 됐다. 하지만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 예정이었던 조민기가 사망하면서 이에 대한 수사는 그대로 종결돼버렸다.
결국 '미투' 피해자들의 폭로가 사실이 맞는지 시시비비를 가리기도 전에 사건이 마무리된 것. 이에 일각에서는 "무책임한 죽음이다", "가족들이 힘들겠다", "'미투' 운동에 영향이 없었으면 좋겠다" 등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등장하고 있다. 조민기가 죽는다고 해서 그가 그동안 해왔던 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조민기의 죽음이 가족과 피해자들에게 다시 한 번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는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가족들은 하루아침에 남편과 아빠를 잃게 됐으며, 어렵게 '미투'에 참여하게 된 피해자들의 운동도 허망하게 끝나버렸다. 더욱이 조민기의 가족과 '미투' 피해자들은 먼저 세상을 떠난 조민기의 죽음까지 감내해야 할 짐을 지게 됐다. / nahe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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