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사령탑에 오른 류중일 신임 감독의 가장 큰 걱정거리가 내야 키스톤 콤비다.
유격수 오지환이 병무청의 해외여행 허가서를 발급받지 못하면서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다. 오지환은 몸 상태(발목)와 심리적인 상황(병역 문제)으로 완벽한 컨디션이 아니다. 류 감독은 캠프에서 유격수로 백승현과 장준원, 무주공산이 된 2루수로 강승호, 박지규를 테스트했다.
지난 9일 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류중일 감독은 "마음 속으로는 키스톤 콤비를 결정했지만 아직 밝히지는 않겠다. 시범경기를 지켜보고 주전을 최종 발표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시범경기에서 변수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
류 감독은 오키나와 캠프를 시작하며 "2루, 유격수, 1루수, 우익수 등 주전이 정해지지 않은 포지션 경쟁자들에게 똑같은 기회를 주고 평가하겠다. 경쟁자들을 번갈아 선발 출장시키면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LG는 오키나와에서 5차례 연습경기를 가졌다. 성적과 경기 내용에서 살짝 엿볼 수 있다.
# 유격수
백승현 4경기 10타수 3안타 5득점 1홈런 1타점 2볼넷 2삼진 타율 0.300
장준원 4경기 10타수 3안타 2득점 0홈런 0타점 3볼넷 1삼진 타율 0.300
# 2루수
강승호 5경기 11타수 1안타 1득점 0타점 2볼넷 2삼진 타율 0.091
박지규 4경기 9타수 1안타 1득점 2타점 1볼넷 2삼진 타율 0.111
연습경기 타격 성적은 경쟁자끼리 서로 비슷하다. 백승현이 유일하게 홈런을 기록했다. 2루수 경쟁인 강승호와 박지규는 1안타씩만 때리며 타격감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공격에선 강승호(우투우타)가 박지규(우투좌타)보다 낫다는 평가다.
26일 삼성전에서 유격수 백승현-2루수 강승호가 선발 출장했다. 백승현이 실책 하나를 기록했는데, 1루 송구가 베이스 옆으로 살짝 빗나가며 낮았다. 1루수 양석환이 잡아줄 수 있는 송구를 떨어뜨리면서 실책이 됐다. 백승현은 혼자서 2루 베이스를 밟고, 2루수 강승호와 호흡을 맞춰 2번의 더블 플레이를 깔끔하게 완성했다.
27일 한화전에는 유격수 장준원이-2루수 박지규가 선발 출장했다. 2회 무사 1루에서 2루수 땅볼 때 더블 플레이가 매끄럽지 못하면서 1아웃만 됐다. 장준원은 땅볼 타구가 하나도 오지 않았고, 뜬공만 2개 처리했다. 이날 한화가 장단 18안타를 때리면서 중계 플레이가 많았다. 경기 후 유지현 수석코치는 전체 미팅 후 2루 베이스에 야수들을 모아놓고 실수와 유의점에 대해 별도 미팅을 가졌다.
5일 롯데전에는 유격수 장준원-2루수 강승호가 호흡을 맞췄다. 이날 롯데 타자의 타구는 2루와 유격수쪽으로 별로 향하지 않았다. 두 선수는 내야 땅볼 타구를 각각 1개씩 처리했다.
6일 SK전에는 유격수 백승현-2루수 박지규가 새롭게 짝을 이뤘다. 백승현은 최정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아내는 호수비를 보였고, 이날 문승원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2루수 박지규와 1사 1,2루에서 2루 땅볼 때 더블 플레이를 한 차례 성공.
7일 삼성전에서 유격수 백승현-2루수 강승호가 선발. 강승호는 3차례 땅볼 타구를 잘 처리했다. 5회 1사 2루에서 강한울의 중전 안타 때 2루 주자 김성훈이 홈으로 파고들었고, 백승현은 안익훈의 송구를 받아 포수에게 정확하게 던져 2루주자를 태그아웃시켰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치른 LG의 첫 연습경기 라인업이 베스트 라인업에 가깝다.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서 훈련과 2차례 연습경기, 1차례 청백전을 통해 어느 정도 가려졌다. 오키나와 첫 연습경기에 류중일 감독은 안익훈(중견수) 이형종(우익수) 박용택(지명타자) 가르시아(3루수) 김현수(좌익수) 유강남(포수) 양석환(1루수) 강승호(2루수) 백승현(유격수)을 선발 출장시켰다. 마지막 연습경기에도 백승현-강승호가 기회를 받았다.
류중일 감독이 캠프를 마치며 키스톤 콤비 주전을 마음 속으로 결정은 했지만, 시범경기에서 바뀔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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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래] 백승현-장준원-박지규-강승호(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