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애도 논란까지"…故 조민기, 불명예 죽음이 남긴 상처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8.03.11 11: 59

성추문으로 경찰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 조민기. 그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인해 또 다른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연이어 성추행 의혹을 받으며 경찰조사를 앞두고 있던 조민기는 지난 9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9일 오후 4시께 조민기의 아내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선진 씨가 서울 광진구의 한 오피스텔 지하 1층 창고에 쓰러져 있는 조민기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지만 조민기는 끝내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건대병원 장례식장 204호실에 마련됐다. 
조민기의 장례 전 과정은 비공개로 진행 중이다. 고인이 성추행 의혹을 받아오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만큼, 조민기의 장례 절차와 가족들에게 쏠릴 외부의 시선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또한 조민기를 조문하기 위해 찾아올 조문객들을 위해서도 비공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조민기를 애도하는 듯한 글을 남긴 배우들에게 대중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정일우는 자신의 SNS에 '프레이 포 유(Pray For You)'라고 조민기를 추모하는 듯한 글을 올렸고, 댓글로 비난이 쏟아지자 글을 삭제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조민기가 성추행 의혹을 받았던 만큼, 조민기의 죽음을 애도하는 듯한 글을 올린 것은 그의 생전 행동을 옹호하는 행동이라는 날선 비난을 가한 것. 그러나 정일우가 조민기를 애도하는 행동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연예계에서 함께 활동했던 선배인 만큼, 정일우가 조민기의 생전 행적과는 관계없이 그가 세상을 떠난 것 자체에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유아인 역시 줄에 묶인 상태에서 화형을 당하는 이와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게재했다. '마녀사냥'을 떠올리게 만드는 이 영상은 故 조민기의 사망과 맞물려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유아인은 어떠한 설명도, 입장 표명도 하지 않은 채 댓글창을 닫고 입을 다물었다. 
SNS 추모 뿐만 아니라, 직접 故 조민기를 조문하는 것을 두고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수십년간 연예계에서 활동한 조민기 뿐만 아니라, 아내인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김선진 씨 역시 수많은 스타들과 함께 해 왔다. 조문의 경우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의미도 있지만, 남겨진 유족을 위로하는 의미도 큰 만큼, 김선진 씨를 위해 조문하는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연예인들은 여전히 조심스럽다는 입장. 조민기의 빈소를 방문하는 것이 자칫 그의 생전 성추행 의혹을 옹호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기 때문에 조문의 의도가 곡해될까 걱정이라는 것. 연예계 동료, 선후배로서 그의 극단적인 선택을 앞장서서 추모하기도, 그렇다고 모른 체 하기도 어려운 연예계의 근심만 커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은 故 조민기 자신이라는 것이다. 조민기는 경찰조사를 3일 앞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함으로써 남겨진 이들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겼다. 가족들에게는 가장이자, 남편, 아빠를 잃는 슬픔에, 그 슬픔을 제대로 표현할 수도 없는 멍에를 씌웠고, 성추행 피해자들에게는 '미투 운동이 사람을 죽였다'는 일부의 비난이 가해지게 만듦으로써, 2차 피해를 입게 만들었다. 이러한 비난은 용기있게 나선 피해자들과 앞으로 미투 운동에 나설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까지 입마개로 작용하게 됐다. 게다가 그와 생전 추억을 나눴던 이들에게는 마지막까지 그의 죽음을 편안한 마음으로 추모할 수 없게 만들었다. "회피하지 않겠다"던 고인은 모든 법적, 사회적, 도의적 책임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회피하면서 남겨진 이들에게 이 모든 논란과 고통의 화살이 가도록 만들었다. 
한편 故 조민기의 발인은 12일 오전 진행된다.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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