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차출' 최강희, "생각이 있겠지..." '답답한 심정'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8.03.13 05: 54

"생각이 있겠지...".
대한축구협회는 12일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3월 유럽 원정평가전(24일 북아일랜드, 28일 폴란드)에 참전할 23인의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7명의 선수가 선발된 전북 현대. 특히 전북은 김신욱-이재성을 제외하고 홍정호-김진수-이용-최철순-김민재까지 수비라인에만 5명의 선수가 집중됐다.

톈진에 도착해 7명의 선수가 선발된 것에 대해 최강희 감독은 웃음을 지었다. 기쁜 마음도 있었지만 팀 상황에 대한 안타까운 웃음이었다.
마지막까지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대표팀에 수비수 5명이 선발된 것에 대한 기쁨도 있었지만 팀 사정을 볼 때 힘겨운 상황이 이어지며 생긴 답답함을 대신한 웃음이었다.
대표팀이 유럽 원정평가전을 펼치는 상황에서 K리그는 열리지 않는다. 그러나 경기를 마친 뒤 곧바로 상주전에 임해야 하는 전북의 상황에서 최강희 감독은 선수들에 대표팀에 대거 합류한 상황에 대해 기쁨만 나타낼 수 없었다.
물론 러시아 월드컵에 임하는 신태용 감독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신태용 감독은 K리그 1강인 전북 수비진을 그대로 대표팀에 이식시키는 승부수를 던졌다.
새롭게 합류한 홍정호와 이용은 분명 이유가 있었다. 홍정호는 장쑤에서 출전 부족으로 인해 2017년 6월 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전 이후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결국 과감하게 K리그 복귀를 택한 홍정호는 러시아행을 위한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이용의 경우 지난 2017년 3월 월드컵 최종예선 중국전 이후 처음으로 대표팀 명단에 올랐다. 지난 시즌 스포츠 탈장으로 고생하던 그는 이번 시즌 클럽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특히 날카로운 크로스와 슈팅을 통해 김신욱과 환상적인 호흡을 선보이기도 했다.
수비안정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지만 수비진 전체를 대표팀에 합류 시키는 것은 K리그의 희생만을 강조하는 것과 같다. 또 오른쪽 측면 수비수인 이용과 최철순을 동시에 선발한 것은 전북 구단 뿐만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다. 이미 테스트가 사실상 마친 가운데 똑같은 포지션의 선수를 동시에 선발하는 것인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의 속은 탈 수밖에 없다. 이미 지난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7명의 선수를 내보냈던 최 감독은 "전지훈련도 완성도를 높이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그런데 시즌이 시작한 상황에서도 선수들을 데려가는 것은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월드컵이기 때문에 모두 한 마음으로 뜻을 모으는 것은 맞지만 이번 명단은 이해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강희 감독은 "모두 생각이 있겠지..."라면서 아쉬운 마음을 에둘러 드러냈다. / 10bird@osen.co.kr
[사진] 전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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