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의 귀환. 넥센 박병호(32)가 특유의 '티라노' 타법으로 복귀전부터 홈런을 신고했다.
박병호는 1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시범경기 한화전에 4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했다. 지난 2015년 10월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4차전 이후 881일 만에 국내 공식 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2회초 첫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한화 선발 김민우에게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김민우는 초구 스트라이크부터 2~5구 볼까지, 박병호에게 5개의 공 모두 변화구만 던졌다. 직구로 승부하지 않은 채 120km대 변화구로만 유인했지만 박병호의 배트가 반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3회초 두 번째 타석, 김민우의 실투에는 번개 같은 스윙이 나왔다. 김민우의 초구 볼을 골라낸 뒤 2구째 몸쪽 높게 들어온 136km 직구를 놓치지 않았다. 비거리 125m, 솔로 홈런. 2015년 준플레이오프 4차전 이후 881일 만에 국내 경기에서 홈런 손맛을 봤다.
복귀 첫 홈런은 박병호 특유의 '티라노' 타법에서 나왔다. 박병호는 2012~2015년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할 때 양 팔을 몸통에 거의 붙인 채 간결한 힙 턴으로 무수한 홈런을 만들었다. 대부분 타자들이 파울을 만드는데 그치는 몸쪽 바짝 붙는 공에도 박병호는 타고난 허리 힘, 몸통 회전으로 무수한 홈런을 양산했다.
5회초 3번째 타석은 좌익수 뜬공 아웃됐지만 박병호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다. 김민우의 초구 바깥쪽 높은 101km 커브에 타이밍이 맞지 않은 타구였지만 좌측 워닝트랙 앞까지 향했다. 빗맞아도 큼지막한 타구로 상대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박병호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복귀 첫 경기이지만 별로 부담은 느껴지지 않는다. 남들이 생각하는 만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은 있다. 팀의 중심타자로서 복귀 전처럼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유로움과 자신감이 모두 묻어났다.
기대대로 복귀전부터 홈런을 터뜨리며 화끈한 신고식을 치렀다. 5회까지 수비를 소화한 뒤 6회부터 교체돼 첫 경기를 마쳤다. 복귀전 성적은 2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 특유의 티라노 타법으로 복귀 첫 홈런을 신고하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홈런왕이 돌아왔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