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개막부터 제대로 드러났다. 넥센이 다시 홈런 군단으로 돌아왔다. 박병호와 마이클 초이스가 그 중심에 있다.
넥센은 13일 대전 한화전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5-4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3회 초이스와 박병호가 나란히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주도권을 잡았고, 7회에는 임병욱이 동점 솔로 홈런으로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홈런 3방을 터뜨리며 '대포 군단' 복귀를 선언했다.
3회가 압권이었다. 2번타자로 나온 초이스가 한화 선발 김민우의 바깥쪽 높은 134km 직구를 걷어 올려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25m 솔로포. 높게 들어온 공을 놓치지 않고 홈런으로 장식했다. 지난해 후반기 보여준 초이스의 힘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초이스에 자극을 받은 듯 계속된 공격에서 2사 후에는 박병호가 홈런을 쏘아 올렸다. 김민우의 2구째 몸쪽 높게 들어온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136km 직구를 특유의 몸통 회전으로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5m 솔로포. 박병호의 복귀 첫 홈런이었다.
올 시즌 넥센의 컬러를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박병호는 지난 2012~2015년 KBO리그 최초로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당대 최고 거포다. 미국에서 2년을 보내고 돌아왔지만 홈런 본능은 여전하다. 복귀전부터 트레이드마크인 '티라노 타법'으로 홈런을 쳤다.
KBO리그 2년차, 풀타임 시즌 첫 해를 맞은 초이스의 장타 본능도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7월말 대체선수로 넥센에 합류한 초이스는 46경기에서 홈런 17개를 몰아쳤다. 11.8타석당 하나 꼴로 홈런을 터뜨린 초이스느 200타석 이상 타자 기준으로 이 부문 2위에 랭크됐다.
초이스가 재계약하고, 박병호가 복귀하면서 넥센은 다시 '홈런 군단' 위용을 되찾을 채비를 끝마쳤다. 2013년(125개) 2014년(199개) 2015년(203개) 3년 연속 팀 홈런 1위를 차지한 넥센은 그러나 박병호가 미국으로 떠나고, 목동구장보다 훨씬 큰 고척돔으로 홈구장을 옮기며 홈런 순위가 급감했다.
2016년 7위(134개) 2017년 8위(141개)에 그치며 홈런에 있어 평균 이하 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박병호+초이스 효과에 힘입어 올 시즌은 대폭적인 홈런 증가를 기대케 한다. 시범경기 첫 날 두 선수 홈런은 고척돔은 물론 잠실구장에서도 여유 있게 넘어갈 타구였다. 박병호는 40홈런, 초이스는 30홈런을 기대할 만하다.
지난해 리그 팀 홈런 1위는 역대 한 시즌 최다 234개를 차지한 SK였다. 박병호와 초이스를 장착한 넥센이 올 시즌은 유력 대항마가 될 듯한 분위기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