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에 대한 의무였다.
김기태 KIA 감독은 오는 24일부터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t와의 개막 2연전 선발카드를 이례적으로 조기에 공개했다. 헥터 노에시와 양현종이 차례로 등판한다. 개막전인 토요일 경기는 헥터, 다음 날 일요일 경기는 양현종이 나선다.
김 감독이 KIA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개막 열흘전에 선발 카드를 밝혔던 적은 없었다. 김 감독은 "앞으로 기자들이 헥터와 양현종을 등판 일정을 놓고 계속 물어올텐데 미리 말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여러가지 안이 있었는데 기본대로 두 투수가 나란히 등판하는 쪽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개 감독은 1~2선발들의 개막전 등판을 놓고 고민한다. 개막 2연전이면 1차전은 1선발를 내세우고 2차전은 3선발 혹은 4~5선발을 기용한다. 대신 2선발은 3차전용으로 미루어놓는다. 3차전 선발로 내정된 투수는 1~2차전에 마무리로 대기시키기도 했다.
일부러 1~2선발의 순서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삼성과의 주중 3연전은 3~5선발이 나선다. 아무래도 원투펀치를 먼저 쓰면서 선발투수진의 힘이 약해보인다. 그래서 원투펀치 가운데 한 명을 3차전에 기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김 감독은 홈에서 개막 2연전이 열리는 점을 고려해 원투펀치를 가동하기로 했다.
가장 큰 이유는 팬들에 대한 고려였다. 개막 2연전은 주말 낮경기이다. 야구에 목마른 팬들이 야구장을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삼성과의 3~5차전은 주중 야간경기이다. 저녁에는 쌀쌀한 날씨가 예상되어 관중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김기태 감독은 "팬들도 야구를 잘 알고 계신다. 주말에 누가 등판하는지 예상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양현종의 등판을 가장 보고 싶을 것이다. 많은 분들이 찾아왔을 때 양현종이 나와야 한다. 팬들을 생각하는 야구를 해야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약자가 아닌 강자의 야구론도 있었다. 김감독은 "3년 전 KIA는 약자였다. 개막부터 투수운용을 놓고 여러가지 안을 생각했다. 어떻게하면 이길 수 있는지 많은 카드를 준비해야했다. 이제 KIA는 정상을 지키는 위치이다. 처음부터 (가장 좋은 투수를 앞세워) 정석으로 가는 것이 낫다"고 이야기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