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에이스 양현종(29)이 안경을 벗고 마운드에 올랐다.
양현종은 1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두산과의 시범경기에 등판해 3이닝 동안 2안타 1볼넷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탈삼진은 1개.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상대했던 두산의 정예 타선을 제압했다.
1회 첫 타자 조수행과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내주었다. 그러나 박건우를 투수 앞 땅볼로 유도해 가볍게 병살로 연결시켰다. 2회는 김재환과 오재일을 연속 1루 땅볼로 처리했다. 양의지에게 3루수를 넘는 2루타를 맞았지만 오재원을 풀카운트 끝에 커브를 구사해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는 2사후 조수행에게 내야안타를 맞고 도루를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막고 등판을 마쳤다. 투구수는 35개. 당초 예정된 45~50개의 투구를 채우지 않고 4회부터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직구를 비롯해 슬라이더, 체인지업에 커브까지 던지며 점검했다. 최고 구속은 144km.
이날 양현종은 안경을 벗고 마운드에 올라 궁금증을 안겨주었다. 평소에도 좀처럼 안경을 벗는 일이 없었다. 왠일인지 모자를 깊숙이 쓰고 맨 얼굴로 마운드에 섰다. 안경을 벗은 양현종의 얼굴은 생경했다. 사연은 약속 때문이었다.
양현종은 작년 스프링캠프에서 한 방송사와 인터뷰 도중 세 가지의 소원이 이루어지면 안경을 벗고 던지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세 가지 소원은 우승, 타이거즈 왼손 투수 기록 세우기, 둘째 아이였다. 실제로 작년 통합 우승과 팀 왼손투수 처음으로 100승을 따냈고 둘째 아이까지 얻어 소원을 모두 이루었다.
시범경기 첫 날 안경을 벗고 마운드에 올랐다. 대신 일회성이다. 다음 등판부터는 다시 안경을 착용한다. 안경을 벗으면 생경하고 투구하는데 부담이 있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영점은 흔들리지 않았고 타자를 상대하는데도 강력한 구위를 과시했다. 안경을 벗어도 에이스는 에이스였다. /sunny@osen.co.kr
/[사진]광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