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과 안방에 젊은 피가 수혈된다. 눈에 띄는 여배우들이 스크린과 안방을 동시에 사로잡는 것. 신선하면서도 주목된 활약이란 점에서 세대교체라 부를 만 하다. 특히 언제나 젊은 여배우의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업계에서는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 '확고한 대세' 김태리
일단 김태리의 초고속 성장은 예측 가능한 것이었음에도 업계 안팎의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수천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영화 '아가씨'(2016)의 주인공으로 발탁돼 파격적이면서도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인 김태리는 단번에 충무로의 유망주로 떠올랐다. 이어 두 번째 영화로 선보인 '리틀 포레스트'(2018)까지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흥행, 2연타에 성공했다.
김태리는 연기파 배우 이미지 뿐 아니라 스타성 역시 강해 CF, 패션계까지 두루 섭렵 중이다. 이에 더해 김은숙 작가의 신작 '미스터 션샤인'(7월 첫 방송)으로 안방극장에 진출하게 된다.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이 드라마에서 김태리는 여주인공으로 분해 이병헌, 유연석, 변요한, 조우진 등과 호흡을 맞춘다. 멋있음, 예쁨, 현명함 등 김태리의 다양한 매력이 발산될 이 드라마는 그의 도약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매주 김태리를 TV에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에 환호하는 팬들도 많다.
◈ '오묘한 매력' 최희서
지난 해 이준익 감독의 영화 '박열'로 무려 아홉 개의 트로피를 거머쥔 '충무로 샛별' 최희서는 오묘한 매력으로 신비함을 자아내는 배우다.
앞서 영화 '동주'와 이어진 '박열'에서 일본어 연기를 펼쳐 큰 주목을 받은 최희서는 리얼한 연기에 '진짜 일본인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더불어 '박열'에서 일제에 항거했던 일본의 아나키스트라는, 쉽지 않은 입체적인 캐릭터를 능숙하게 소화하며 호평을 받았다.
이런 최희서 역시 안방진출을 앞두고 있다. 미국드라마 원작의 OCN '미스트리스'(4월 첫 방송)가 그 작품. 드라마는 비밀을 가진 네 여자와 그들에 얽힌 남자들의 뒤틀린 관계와 심리적인 불안감을 다룬 미스터리 관능 스릴러다. 극 중 최희서는 어느 날 하룻밤의 실수로 걷잡을 수 없는 공포심에 빠지게 되는 고등학교 교사를 연기한다.
'최희서의 한국어 연기 자체가 궁금하다'란 반응이 있을 정도로 그가 보여줄 새로운 모습에 대중의 호기심이 높은 상황. 어떤 강렬한 연기 변신을 펼치며 지금껏 보여주지 않은 색다른 캐릭터를 공감 있게 그려낼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신선한 마스크' 진기주
마지막으로 진기주가 있다. JTBC '미스티'를 통해 진기주를 처음 본 사람이라면, 순한 얼굴에 표독스러운 앵커 연기를 하는 그가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 법 하지만,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보고 나서는 다양한 얼굴이 있는 배우란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
진기주는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tvN '두 번째 스무 살' 등에 출연하며 차츰 대중에 얼굴을 알린 후 현재 방송 중인 '미스티'를 통해 인지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연기도 연기지만, 무엇보다도 신선한 마스크란 반응이 많다. 부드러우면서도 온화한 얼굴이지만 유연하게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수물 같은 이미지의 연기자이다.
진기주는 특이하게 배우가 되기 전 이색적인 경력으로 화제를 모은 케이스이기도 하다. 대기업을 다니다가 퇴사하고 SBS에서 방송 기자 생활을 했던 것. 하지만 연기에 대한 꿈을 놓지 못해 열정을 다지다가 기자를 그만둔 후 2014년 제23회 슈퍼모델 선발대회에 출전했다.
'리틀 포레스트'에서 극 중 김태리의 친구이자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솔직하고 꾸밈없는 성격을 갖게 된 인물로 제 옷을 입은 듯한 연기를 보여준 진기주는 벌써부터 여러 차기작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 nyc@osen.co.kr
[사진] tvN, 씨앤코이앤에스, 영화 스틸,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