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간판 정현(26위, 한국체대)이 50일 만의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리턴매치서 선전했지만 세계랭킹 1위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정현은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 단식 8강전서 페더러에 0-2(5-7 1-6)로 패했다.
정현에게는 설욕의 기회였다. 정현은 지난 1월 4대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서 4강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세계 4위였던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와 전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등을 연파하며 승승장구했다.
정현의 4강 상대는 당시 세계 2위였던 '테니스 황제' 페더러였다. 정현과 페더러의 첫 만남인데다가 라이징 스타와 제2의 전성기를 맞은 페더러의 격돌이었기에 한국은 물론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정현의 도전은 결과적으로 아쉽게 마감됐다. 1세트를 1-6으로 내준 정현은 2세트 2-5로 뒤진 8번째 게임 도중 부상으로 기권을 선언했다. 정현은 진통제를 맞고 경기에 나서는 투혼을 벌였지만 오른 발바닥 물집 부상으로 꿈을 접어야 했다.
정현과 페더러의 재대결 무대는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BNP 파리바오픈. 지난 1월 26일 호주오픈 4강전 이후 50일 만의 리턴매치였다.
정현은 1세트부터 게임스코어 5-5를 만들며 페더러와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뒷심 부족으로 내리 2게임을 내주며 1세트를 아쉽게 5-7로 내줬다.
정현은 2세트도 선전했다. 페더러와 랠리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며 대등한 경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중요한 승부처서 페더러의 노련미를 앞세운 샷이 빛났다.
페더러는 좌우를 크게 흔드는 정교한 스트로크로 정현의 체력을 뺐다. 특히 페더러는 12개의 서브에이스로 정현을 괴롭혔다. 반면 정현은 단 1개의 서브에이스도 기록하지 못하며 고전했다.
정현은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2세트 중반부터 흔들리며 본연의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체력이 떨어졌고, 발바닥도 불편한 듯 보였다.
떠오르는 스타 정현이 세계 1위 페더러의 높은 벽을 절감했던 한 판이었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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