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 김강우 “아이들이 배우한다면? 100% 말린다”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8.03.17 10: 40

배우 김강우가 제대로 봄날을 맞이했다.
최근 영화와 드라마로 대중 앞에 돌아온 김강우는 두 편 모두 호평을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7일 개봉한 영화 ‘사라진 밤’(감독 이창희)은 개봉 후 일주일 간 박스오피스 정상을 수성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고 MBC ‘데릴남편 오작두’에서는 산골 자연남으로 변신해 시청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강우는 드라마와 영화로 모두 호평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결과가 나와야 알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영화 ‘사라진 밤’은 오랜만에 등장한 스릴러 작품. 다른 스릴러 영화와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김강우는 “지금 영화 뿐만 아니라 드라마에서도 스릴러가 많고 미드도 많이 보셔서 눈높이가 높아진 건 사실이다. 그런 걸 신경 쓰면서 굳이 ‘우리는 다른 차별성을 두어야 해’ 하는 게 악수인 것 같다. 시나리오가 탄탄하다고 믿으면 그 안에서 그냥 배우들이 뻔뻔하게 쭉 밀고 나가야 한다. 그냥 신경을 안 쓰고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영화 속 아내를 살해한 후 유력한 용의자로 몰리는 남편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드라마에서는 이와는 180도 다른 순박한 자연인으로 또 다른 파격변신을 감행했다. 그는 “사람들은 오작두를 왜 했냐고 하는데 그냥 하고 싶더라”며 출연 계기를 전했다.
“그 드라마를 한 이유는 한 가지인데 요즘에 하는 드라마를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 장르가 비슷한 드라마가 많다. 이 드라마가 저 드라마 같은 느낌을 근래에 너무 많이 받았다. 내용만 바뀌었지 전개나 사건이 사건 위주의 드라마들이 많아서 일부러 이러나 그런 생각을 갖고 있던 찰나에 이 드라마가 들어왔는데 신선함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오작두가 정상인 사람인데 요즘 세상에서는 비정상으로 보인다. 그런 점이 오히려 특색있게 다가가겠구나 싶었다.”
실제로는 집에서 어떤 남편이냐는 질문에 그는 “저는 정말 평범하고 멀티가 안 된다. 일 할 때는 일만하는 스타일이라 대신 일을 안 하고 있을 때는 최대한 시간적인 할애를 한다”며 “배우는 이기적인 직업이다. 자기는 모르지만 가족의 희생이 엄청나게 따른다. 모든 라이프 패턴이 그 사람에게 맞춰진다. 그건 어쩔 수 없는 거긴 하다. 촬영을 펑크낼 수도 없는 거고. 그 사람 스케줄에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다. 다른 가족 구성원들이 희생을 해주지 않으면 유지할 수 없는 직업이다. 그런 면에서 미안하고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두 아이의 아빠인 김강우는 간혹 SNS를 통해 가족들의 다정한 외출 모습이 포착되어 관심을 받기도 한다. 일상이 노출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아이들은 평범해야하고 부모의 삶 때문에 영향을 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평범한 또래에 맞는 구경거리를 보러 가곤 한다. 외출할 때도 전혀 신경쓰지 않아야 된다고 믿는다. 그 친구들도 자기들도 느낄 거다. 독특한 직업을 가진 아버지이기 때문에 감내해야하지만 그렇다고 자꾸 특별한데만 가고 숨기면 그건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만약 아이들이 배우를 한다고 하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는 “100프로 말린다”며 “어떤 직업이나 다 힘들지만 이 직업은 특히나 멘탈이 강해야 한다. 쉽게 무너지지 않아야하는 직업이다. 삶도 그렇고 현장도 그렇고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은 아무도 도와줄 수 없다. 또 일이 없을 때 그것을 버텨나가는 멘탈은 무너질 수밖에 없는 직업이기 때문에 심정적으로 멘탈이 여리면 본인이 힘들다. 할 수는 있겠지만 부모입장에서 그걸 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올해로 벌써 16년 차 배우가 된 김강우는 그간 슬럼프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배우가 된 지 얼렁뚱땅 햇수로 16년이 되어 가는데 어떤 직업이 되었든 간에 10년 이상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그 안에는 정말 많은 일이 일어나고 때려치고 싶은 순간도 수없이 많이 일어난다. 하지만 저희는 한 작품 한 작품 평가를 받는 직업인데 그것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 일을 못한다. 그냥 쫙 하고 나서 제가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긴 시간이 지났을 때 그 때 평가를 염두에 두면서 한다”고 전했다.
“제가 올해 41인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제야 재미있다. 제 스스로 저한테 칭찬을 해준다. 재미있을 때 까지 버텨줬구나 라고 칭찬을 해준다. 그거는 중요한 것 같다. 그래야 또 앞으로 쭉 10년 20년을 할 수 있다.” /mk3244@osen.co.kr
[사진] 씨네그루 키다리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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