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①] '착하게→말술클럽' 박건형 "실험예능 왜 하냐고?"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3.17 13: 29

배우 박건형이 ‘착하게 살자’부터 ‘말술클럽’까지 신선한 ‘실험예능’에 연이어 도전해 눈길을 끄는 가운데, 겁 없이(?) 실험예능에 도전하는 이유를 밝혔다.
박건형은 지난 16일 종영한 JTBC ‘착하게 살자’를 통해 실제 교도소에 수감되는 경험을 했다. 거기에 케이블 채널 히스토리 새 예능 프로그램 ‘말술클럽’에도 출연하며 애주가로서 우리나라 술을 사랑하는 면모를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최근 OSEN과 인터뷰를 가진 박건형은 ‘착하게 살자’에 출연해 교도소에서 출소한 경험을 떠올리며 “들어간 날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한 방을 썼던 수용자들이 교도관이라는 사실을 촬영 끝나고 한 달 뒤에나 알았다. 정말 충격 받았다. 출연자 회식 때 그 분들이 정복 입고 딱 등장하는데 다들 5분 정도 말을 못 했다”고 말하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착하게 살자’에 대해 시청자들의 우려가 있었다는 부분은 잘 안다.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범죄자를 옹호하거나 동정심을 유발하게 되지는 않을까. 그런 의도를 가진 프로가 전혀 아니었다. 우리는 그저 한 방에 있으면서 불편하게 있을 순 없으니까 서로 신상을 묻고, 그러다 비슷한 처지를 발견하면서 소통을 했다. 특히 ‘아이가 5살이고, 8살이 되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수용자의 말은 끝까지 나를 괴롭혔다. 인간적인 감정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박건형은 예능에서 늘 ‘진심’을 담아 행동하는 모습이 보인다는 질문에 “연기가 아닌, 진짜 내가 느끼는 것을 날것으로 전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답했다. ‘이런 느낌으로 하면 되겠네’라는 게 아니라, 아무 말을 안 하더라도 진짜 날 것을 전할 수 있으면 그게 더 좋다며 박건형은 웃었다. 실제로 ‘착하게 살자’ 촬영을 하면서 “예능인데 이렇게 말 안 해도 돼?”라는 말을 제일 많이 했다고. 
‘말술클럽’이나 ‘착하게 살자’나, 일반 예능계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주제로 신선한 방식을 사용해 만들어진 실험예능이다. 자연스럽게 ‘이게 잘 될까?’라는 의심이 들지 않나. 박건형은 이에 “잘 되고, 못 되고는 나중 이야기”라고 답했다. “잘 될 거, 안 될 거 따지기보다는 ‘해야할 말이라면 제대로 하자’라는 주의”라며 박건형은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첫 번째는 나의 호기심이 크다. ‘착하게 살자’는 교도소를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호기심이 났고, ‘말술클럽’은 술에 대한 의지가 있었다.(웃음) 녹화를 하기 전엔 호기심이었다면, 녹화가 끝나고 나서는 호기심이 아닌 애정이 생겨 마치 홍보대사와 같은 사명감이 생긴다. 교도소는 한 번 다녀오면 안다. 구속부터 재판까지 과정을 들여다보면 말 한 마디 잘못하면 모든 게 잘못된다. 이런 걸 다 보여주는 게 방송 취지였기 때문에 우리가 직접 한 거다.”
“아무리 촬영이라도 포승줄 묶이고 그러면 상상 이상의 비참함이 든다”며 실제로 경험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감상을 전한 박건형은 ‘말술클럽’을 통해 알게 된 우리술의 매력도 줄줄 읊기 바빴다. 박건형은 “우리나라 술 한 병에도 이렇게 많은 이야기와 문화가 서려있는데, 이를 모르고 지나가는 게 너무 아쉽지 않냐”며 열변을 토했다.
“외국에서는 술을 문화로 즐기는데, 우리나라는 술을 멋과 낭만으로 생각하지 않지 않나. 술에 서린 재미난 이야기들을 나만 알 수 없다, 진짜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말술클럽’을 하게 됐다. 우리나라에도 멋있는 술이 많다. 나도 ‘말술클럽’을 통해 이제라도 그것을 알게 돼 정말 다행이라 생각한다.”
한 번 프로그램을 하면 그 분야의 ‘홍보대사’가 되는 것 같다는 질문에 박건형은 쑥스러운 듯 웃었다. 예능을 할 때 프로그램의 승패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마음, 진심으로 빠지고 싶은 주제가 가장 중요하다는 박건형. 모두가 기피하는 실험예능에도 과감히 도전하고 즐기는 박건형의 예능관이 멋지게 보였다. / yjh03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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