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선수 중 하나, 바로 왕웨이중(26·NC)이다. 리그 최초의 대만인 선수로 성공 여부에 야구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3경기 9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왕웨이중은 그러나 17일 대전 한화전 시범경기에서 고전했다. 5⅔이닝을 던지며 홈런 1개 포함 8안타를 맞고 4실점했다. 사사구 없이 삼진은 3개를 잡았다. NC의 3-4 패배와 함께 패전의 멍에를 썼다.
1회 시작부터 한화 1번 이용규에게 초구에 좌전 안타를 맞은 뒤 2번 송광민에게 2구만에 우월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송광민은 왕웨이중의 2구째 바깥쪽 높게 들어온 132km 체인지업을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공식 경기에서 왕웨이중의 첫 피홈런 기록이었다.
송광민은 "공을 좀 보려고 했는데 체인지업이 높게 들어와 쳤다. 결과가 좋게 나왔다"면서도 "왕웨이중의 공이 좋더라. 공이 빠르고, 힘 있다. 슬라이더도 컷패스트볼처럼 빠르게 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왕웨이중은 최고 150km 직구를 던졌고, 슬라이더는 최고 141km를 찍었다.
홈런을 치고 난 뒤 송광민은 왕웨이중에게 3회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5회에는 우익수 라인드라이브로 아웃됐다. 3회 삼진을 잡을 때는 149km 직구가 몸쪽으로 들어왔다. 송광민은 "왼손 투수인데도 몸쪽 승부가 안정적이었다"고 했다. 실제 왕웨이중은 한화 우타자들 몸쪽을 집중 공략하며 공격적인 승부를 했다. 6회 2사까지 투구수도 76개에 불과했다.
사실 기대에 비해 이날 투구가 썩 좋은 건 아니었다. 수비 실수에 가까운 플레이로 안타가 나오고 한 베이스를 더 주는 상황도 벌어졌다. 하지만 쉽게 흔들리지 않고 자신 리듬을 유지했다. 송광민은 "얼굴 표정 변화 없이 포커페이스였다. 눈빛도 좋고, 전투력이 있는 선수인 듯하다"고 멘탈을 주목했다. 에이스 투수라면 어떤 상황에서라도 표정 관리부터 잘 돼야 한다.
왕웨이중도 경기 후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KBO리그 타자들에 대한 공부를 하고, 투수 플레이트에도 적응해야 한다"며 "구종과 밸런스는 나쁘지 않았다. 상대 타자들이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개막전까지 보완할 부분을 공부해서 정규시즌 때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왕웨이중은 오는 24일 마산 LG전 시즌 개막전 선발투수로 확정됐다. 김경문 감독은 "캠프 때 열심히 잘했고, 지금 컨디션이나 공 자체도 좋다"고 믿음을 나타냈다. 시범경기 처음이자 마지막 등판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과연 시즌 때 왕웨이중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waw@osen.co.kr
[사진] 송광민-왕웨이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