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미래의 4번타자다." 김태형 감독이 찍은 '차세대 거포' 김민혁(22·두산)이 시범경기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뽐냈다.
김민혁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7회말 2사 2루 상황에 타석에서 투런 홈런을 날렸다. LG 김지용의 슬라이더가 다소 높게 형성되자 그대로 잡아당겨서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5m의 대형 홈런.
지난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16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김민혁은 입단 당시부터 빠른 스윙 스피드와 장타력으로 '차세대 거포'로 기대를 모았다.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김태형 감독은 김민혁의 스윙과 타구를 본 뒤 "너는 미래의 4번타자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1군에 처음으로 올라온 김민혁은 18경기에서 타율 1할9푼을 기록했다. 홈런을 없었지만 2루타 2개를 치며 장타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1군 맛을 본 뒤 맞이하는 새로운 시즌. 김민혁이 시작부터 무력 시위에 나섰다. 지난 14일 광주 KIA전에서 홈런을 날린 김민혁은 홈 첫 시범경기에서 다시 한 번 아치를 그리며 홈팬들 앞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경기를 마친 뒤 김민혁은 홈런 상황에 대해서 "노린 공은 아니었고, 변화구가 다소 밋밋하게 들어와서 내 스윙을 했더니 좋은 타구가 나왔다"라며 "홈구장에서 나온 첫 홈런이라 의미가 크고 떨리기도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경기를 2타수 1안타(1홈런)으로 마친 김민혁은 4경기에서 6타수 4안타(2홈런)를 치며 6할6푼7리의 성적을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정확도도 한층 나아진 모습이다. 김민혁은 "타이밍이 잘 맞고 있다"라며 "아무래도 지난해보다 타석에서 떠는 것이 줄어들었다. 예전에는 어떻게 해야하는 지도 모르고 많이 긴장되기도 했는데, 이제는 예전보다는 좀 더 여유있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시즌 동안 알차게 훈련을 한 것도 효과를 보고 있다. 김민혁은 "스프링캠프에서 정말 많이 배웠다 "순간적으로 칠 수 있는 힘을 기르는데 집중을 했다. 또 고토 코치님께서 타격 폼보다는 임펙트 순간이나 타석에서의 마음가짐을 많이 알려주셨는데 그 부분도 큰 도움이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타격에서는 거침없었지만, 수비는 좀 더 보완해야 될 숙제다. 지난해 3루로 주로 나섰던 김민혁은 스프링캠프에서는 1루 수비 연습을 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1군에서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좀 더 안정된 수비를 갖춰야 한다. 김민혁 역시 "수비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인정하며 좀 더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남은 시범경기의 목표는 '평상심 유지'를 들었다. 김민혁은 "더 잘하려고 오버페이스를 하기보다는 지금과 같이 똑같이 하면서 좋은 감을 잇겠다"라며 "자만하지 않고 하던대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