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3년 전만 해도 한 팀에서 뛰었다. 이렇게 '잠실 라이벌'로 마주칠 줄은 몰랐다.
LG맨이 된 김현수(30)와 두산의 중심타자로 성장한 김재환(30)이 올 시즌 잠실 좌익수의 최고 자리를 놓고 다투게 된다. 나이는 같지만 김현수는 2006년 입단, 김재환은 2008년에 데뷔해 2년 선후배 사이다.
17일 시범경기에서 첫 대결을 한 두 선수는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시범경기에서도 흥미로운 대결을 할 것이다. 물론 진짜 대결은 정규 시즌이다.
김현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KBO리그 대표 타자다. 2년간 메이저리그에서 뛰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국내로 유턴했지만, 두산에서 뛸 때 '타격기계'로 이름을 날렸고 정교함과 파워를 갖춘 타자다. 통산 타율 3할1푼8리 142홈런 1294안타를 기록 중이다. 2015시즌 두산에서 마지막으로 뛸 때 타율 3할2푼6리 28홈런 121타점으로 활약했고,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김현수가 프로 데뷔 첫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눈물 흘린 2015시즌, 김재환은 48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3푼5리(36안타) 7홈런 22타점 장타율 .425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2008년 데뷔 이후 가장 많은 타석에 들어선 시즌이었다. 포스트시즌 출장 명단에 포함되지 못해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 현장에는 없었다.
그러나 김재환은 김현수가 팀을 떠난 덕분에 지금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다. 2016년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와 2년 계약으로 떠나면서 김재환에게 기회가 왔다. 주어진 기회에서 뛰어난 성적으로 자신의 입지를 굳힌 것은 김재환의 능력이었다.
잠실구장 좌익수는 그의 땅이 됐다. 김재환은 김현수가 떠나 있는 동안 2년 연속 타율 3할2푼5리-35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2016시즌 3할2푼5리-37홈런-124타점, 지난해 3할4푼-35홈런-115타점으로 두산의 4번타자가 됐다. 3년 전 김현수의 성적을 능가한다. 2016시즌에는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도 차지했다.
17일 잠실구장 시범경기. LG 원정 유니폼을 입은 김현수와 두산의 흰색 홈 유니폼을 입은 김재환은 번갈아 좌익수 자리에 섰다. 2번타자로 나선 김현수는 3타수 3안타(2득점) 맹타를 과시했다. 3안타 모두 우익수 쪽이었다. 2루타 2방을 때리며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로부터 환영 받았다.
4번타자로 나선 김재환은 첫 3타석에서는 범타로 물러났다. 7회 추격의 적시타로 1타점을 올렸다. 좌전 안타를 때렸으나 김현수가 6회까지 뛰고 교체, 이천웅이 좌익수로 나선 상황이었다.
국내 최고타자인 김현수는 자신이 떠난 자리에서 자신보다 더 크게 성장한 김재환과 흥미로운 맞대결을 올 시즌 보여줘야 한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