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들의 말 못했던 아픔들이 공개됐다. 10년차 한국 생활을 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차별을 받았던 독일 다니엘과 어린 나이에 상처를 입었을 한현민의 이야기다.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프로그램 '이방인'에서는 독일에서 온 다니엘 린데만의 한국 생활 이야기가 공개됐다. 또 한현민은 가족들과의 첫 번째 놀이동산 나들이를 마무리 지으면서 가족들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내는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다니엘과 한현민이 한국 생활에서 차별받은 일화들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10년 전 한국에 와서 생활하고 있는 다니엘은 이날 "처음 사귄 한국 여자 친구가 있었다. 어느 날 거리를 걷는데 어떤 아저씨가 여자 친구에게 영어 배우느라 외국인 만나냐고 묻더라. 좋아서 만난다고 하니까 아저씨가 엄청 뭐라고 하셨다. 한국 여자가 한국 남자 만나야 한다고 하시더라. 한국어에 존재하는 모든 욕을 다했다"라고 털어놨다.
또 다니엘은 "택시 타려고 했는데 분명히 빈차다. 그런데 외국인이라서 승차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라면서 뜻하지 않게 당했던 차별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한국에서 살게 됐지만, 여러 사건들이 그를 '이방인'으로 만들고 있었던 것.
한현민 역시 어린 시절 고통 받았던 순간이 있었다. 한현민의 아버지는 "12, 13년 전이었다. 현민이가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울면서 온 적이 있다. 친구 집까지 찾아갔지만 애들끼리 그런 거라 어쩔 수 없었다. 현민이는 상처가 컸지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다"라면서 그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한현민의 어머니 역시 아픔을 가지고 있었다. 한현민이 어린 시절 슈퍼에서 빵을 훔쳤다는 전화를 받고 사과하러 찾아갔는데, 한현민이 물건을 훔친 것은 아니었지만 남들이 볼 때 튀니까 의심받게 됐다는 것. 그래서 더욱 엄격하게 한현민을 교육했다고 말했다. 한현민 역시 다른 외모만으로 평가받고 차별받는 일화들이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러면서 한현민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현민이에게 미안하다. 너무 부족한 부모가 아닌가. 험한 세상에 일찍 내보낸 것 같아서 미안하다. 현민이가 동생들을 책임지려고 하는 게, 그 나이에 그게 미안하다"라며 애틋한 마음을 털어놨다. 물론 한현민은 "못해줬다는 생각은 안 든다. 엄마가 있었기에 지금처럼 열심히 꿈을 펼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늘 고마움을 드러내고 있었다.
다니엘도, 한현민도 겪지 말았어야 할 차별들과 시선들이었다. 그동안의 아픔을 '이방인'을 통해서 담담하게 털어놓는 이들의 모습이 더 안타깝고 미안함을 느끼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seon@osen.co.kr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