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위원이 말하는 대구구장 최고의 순간은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8.03.18 08: 03

지난 17일 대구시민야구장 개장식에서 만난 양준혁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정말 확 달라졌다. 대구 시민야구장이 한국 야구의 성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대구시민야구장은 1948년 처음 개장한 이래 1970~80년대 대구 고교야구의 전성기와 함께 했으며 1982년부터는 삼성 라이온즈의 홈구장으로 사용되면서 대구 시민들과 희노애락을 함께 한 대구야구의 성지와 같은 곳이었다.
그러나 지속적인 개보수에도 불구하고 시설 노후화로 인해 안전상의 문제점을 노출했고 2016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개장으로 사용 빈도가 낮아지면서 서울 동대문야구장, 부산 구덕야구장과 같이 철거설이 대두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시민야구장이 가진 역사성과 상징성을 고려해 아마추어 및 사회인야구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시민 친화적인 공원형 스포츠시설로 리모델링하기로 결정하고 총사업비 33억 5000만 원을 투입해 지난달 준공했다. 
이번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대구시는 기존의 내·외야 관람석을 철거하고 덕아웃과 불펜을 새로 조성함으로써 선수들의 편의성와 안전성을 개선하는 한편, 야구장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잔디산책로를 조성해 시민들이 생활 체육공간이자 근린공원으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비교적 최근에 설치된 전광판, 조명시설, 보호 펜스 등을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시민운동장 야구장의 역사성을 유지하는 명분을 살림과 동시에 공식경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돼 실리적인 측면에서 향후 야구장 활용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구장 내·외부에 설치된 삼성 라이온즈 레전드 핸드프린팅, 이승엽 56호 조형물 및 기념품 전시공간 등은 과거 대구 야구의 추억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에 주안점을 두고 구성했다. 
양준혁 위원은 "동대문 야구장, 인천 도원야구장, 부산 구덕야구장이 철거된 반면 대구 시민야구장은 이렇게 잘 보존돼 아주 기쁘다. 이 자체가 박물관과 같다. 대구시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남도초등학교 시절부터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뛰었던 양준혁 위원은 2002년 한국시리즈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1993년 입단 후 우승도 못시키는 4번 타자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었는데 해태와 LG를 거쳐 삼성으로 다시 돌아온 그해 우승을 하게 돼 아주 기뻤다. 학창 시절부터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는데 2002년 한국시리즈 우승이 생애 첫 우승이었다. 우승 한 번 해보려고 정말 죽어라고 했는데 한을 풀게 됐다".
양준혁 위원은 "대구 시민야구장이 아마추어 및 사회인 야구에 개방한 건 아주 바람직한 일이다. 어떻게 보면 타 시도에서 하지 않은 만큼 대구가 앞서 간다고 볼 수 있다"고 박수를 보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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