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살래요’가 첫 방송부터 숨 쉴 틈 없는 전개로 주말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시청률은 20%를 훌쩍 넘는 23.3%(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대박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난 17일 첫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극본 박필주, 연출 윤창범, 제작 지앤지프로덕션) 첫 회에서는 4남매의 아버지 박효섭(유동근)과 효섭의 첫사랑이었던 이미연(장미희), 재벌가에 시집 간 둘째 딸 박유하(한지혜)의 사연이 담겼다. 특히 이날 방송의 말미에는 비밀을 숨기기 위해 다섯 살배기 딸 채은수(서연우)를 유학 보내려는 남편 채성운(황동주)과 갈등하던 유하가 이혼을 선언하며 앞으로의 이야기에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수십 년째 공방을 운영 중인 수제화 장인 효섭은 정성스레 손녀를 위한 구두를 만들었지만, “높아도 너무 높은 사돈집”에 시집 간 딸 유하와 손녀의 얼굴은 보지도 못하고 문전박대를 당했다. 유하는 5년 넘게 시아버지를 모시며 시댁에 충실했고 시누이 채희경(김윤경)의 눈치를 보느라 전전긍긍하며 살아왔지만, 성운의 집안은 핏줄에게만 재산을 물려주겠다며 성운과 딸 은수의 유전자 검사 결과를 요구했다. 성운과 결혼을 하고 은수를 낳은 후에도 평범한 집안 출신인 유하를 자신들의 가족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
집안에 유전자 검사 결과를 밝힐 수 없는 성운은 은수를 조카들과 함께 유학 보내자고 했고, 희경은 “어리니까 교육으로 우리 집안사람답게 키우겠다”며 유하의 동행을 막았다. “당신 집 결정하면 난 따라가야 되잖아”라며 희경과 성운의 결정을 받아들이는 것 같았던 유하는 공항에서 “당신이 은수 아빠인 걸 포기해도 난 은수 엄마로 남아야 돼”라며 은수의 유학을 반대했다. 또한 “우리 집안에서 결정한 일을 당신이 어기겠다고? 이혼당할 각오 아니면 생각도 하지 마”라는 성운에게 “이혼해”라고 선언, 처음으로 성운의 집안에 반기를 든 유하의 변화를 기대케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효섭과 YL 빌딩의 주인이자 1대 주주로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즐기던 미연이 첫사랑에 대한 기억이 다름을 드러내며 흥미진진한 전개를 기대케 했다. 자식들과 함께하는 저녁상 대신 홀로 소주잔을 기울이던 효섭은 “내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도 있었다. 얼마나 고운 사람인지 상상도 못할걸”이라고 혼잣말을 하며 미연을 떠올렸다. 그에 반해 효섭의 꿈을 꾸고 “오랜만에 제대로 열받는 꿈꿨네. 기분 나쁘게 박효섭이 왜 내 꿈에 나와”라며 진저리친 미연은 그게 누구냐고 묻는 아들 최문식(김권)의 물음에 “재수 없는 놈”이라고 대답해 두 사람의 온도차를 확인했다. 36년 전 첫사랑이었던 두 사람은 앞으로 어떤 로맨스를 써나갈까. /parkjy@osen.co.kr
[사진] '같이 살래요'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