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KIA), 김광현(SK), 장원준(두산), 차우찬(LG) 등 KBO리그의 '좌완 빅4'가 정규 시즌 개막을 앞두고 최종 점검을 마쳤다. 이들은 소속 구단의 에이스 중책을 맡을 만큼 팀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가히 크다. 이들이 시범경기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줬을까.
지난해 데뷔 첫 20승 고지를 밟으며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끈 특급 좌완 양현종은 두 차례 시험 무대에 올랐다. 14일 광주 두산전서 3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뽐냈고 18일 대구 삼성전서 4이닝 6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그는 지난해의 영광을 이어가기 위해 변화구의 강약 조절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데 주력하겠다는 의미다. 그만큼 양현종의 투구가 더욱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양현종은 "올해는 페이스가 빠르다. 개막이 빨라 날짜에 맞춰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25일 광주 kt전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지난해 1월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던 김광현은 좌완 특급의 위용을 되찾았다. 긴 머리를 휘날리며 마운드에 선 김광현은 최고 152km의 빠른 직구를 비롯해 낙차 큰 슬라이더를 앞세워 위력투를 뽐냈다. 무엇보다 마운드 위에서 더욱 성숙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시범경기 두 차례 마운드에 올라 1승 1패를 기록했다. 평균 자책점은 2.25. 첫 등판이었던 14일 마산 NC전서 5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잘 던졌다. 20일 문학 kt전서 3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아쉽게도 고배를 마셨지만 구위 점검에 초점을 맞춘 만큼 성적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된다.
2008년 이후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며 '꾸준함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장원준 또한 시범경기 내내 안정감있는 투구로 올 시즌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예고했다. 13일 광주 KIA전서 첫 선을 보였고 4이닝을 소화하면서 1점(1피안타 1볼넷)을 내준 게 전부였다. 그리고 18일 잠실 LG전서 3이닝 1실점(4피안타 1볼넷 1탈삼진)을 기록했다. 최종 리허설을 성공적으로 마친 장원준은 올 시즌 대기록에 도전한다. 역대 최초 11년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과 통산 2번째 9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 12년 연속 100이닝 투구 등 연이은 연속 시즌 기록을 준비하고 있다.
차우찬은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뒤늦게 실전 등판에 나섰다. 21일 고척 넥센전서 선발 임지섭에 이어 5회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차우찬은 2⅔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직구 최고 145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고 슬라이더와 커브의 위력도 변함없었다. 투구수만 끌어올린다면 선발진 합류하는데 별 문제가 없을 듯. "준비 기간이 길었는데 몸 상태가 좋다. 첫 등판 치곤 구위도 괜찮았던 것 같다. 준비 잘해서 시즌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게 차우찬의 첫 등판 소감이다. /what@osen.co.kr
[사진] 양현종-김광현-장원준-차우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