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kt), 최정(SK) 또는 김광현(SK), 나성범(NC)의 모습을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볼 수는 없었을까.
매년 시즌을 앞두고 열리는 프로야구 개막 미디어데이&팬페스트는 개막 미디어데이는 10개 구단 감독들과 주장, 대표 선수가 참석한다. 정규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야구 팬들에게 인사하고, 저마다 새로운 도전을 알리는 시간이다. 자신의 팀을 홍보하는 자리다.
지난 22일 서울 한남동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는 팬층이 넓은 일부 간판 선수들이 참석하지 않아 아쉬웠다. 최하위 kt는 주장 박경수와 투수 고영표가 참석한다. 88억 원에 FA 계약한 황재균을 볼 수 없었다. NC는 모창민, 노진혁이 참석했다. 팀 간판인 박석민, 나성범, 박민우가 아니었다. SK는 주장 이재원과 박종훈이 참석했다. 투타의 간판인 김광현과 최정 중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최근 들어 미디어데이에선 말을 조심하고, 과감하거나 도발적인 발언은 삼가는 분위기다.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도전적이나 자신감 넘치는 멘트를 시즌에 들어가서 개인 성적, 팀 성적에 따라 끝까지 물고 늘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마음고생을 한 손시헌(NC)이 대표적이었다.
여기에 일부 스타 선수들마저 참석하지 않으면서 보는 재미가 줄어들었다. 스타 선수들이 참석하지 않으면서 형식적인 참석도 일부 보인다. 대부분 좋아서, 즐겨서 참석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왕 참석하는 거라면 팬들을 향한 봉사라는 마인드로 스타 선수들이 많이 나오면 좋지 않은가.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와 박병호가 없는 사이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최정의 대화, 기부를 위해 장발로 변신한 김광현은 참석 자체만으로도 팬페스트에 어울리는 인물이다. 해외복귀파로서 부담은 되지만 김현수(LG)와 박병호(넥센)는 참석했고, 황재균만 빠졌다.
그러나 적절한 유머와 멘트로 분위기를 흥겹게 만들 수 있다. 미디어데이에서 아시안게임 추천 선수를 두고 주거니 받거니 멘트를 한 오재원-유희관(두산), 우승에 대한 갈망과 우승 공약을 재미있게 말한 박용택(LG), 우승 공약을 너무 크게 내뱉은 강민호(삼성) 등은 미디어데이 웃음꽃을 피게 했다. 앞서 유희관과 김현수는 "우리 둘이서 2015년 미디어데이에서 상의 탈의 공약을 내걸은 이후 우승 공약이 자리잡은 것 같다"고 자랑했다.
거액을 받는 스타 선수는 팬들 앞에 나서는 것도 일부 의무다. 많은 연봉을 준 구단은 대외 홍보를 위해 스타들을 앞세운다. 그렇기에 거액을 받으면서 팬 사인 요청에 인색한 선수는 팬들에게 지적을 당하기도 한다. 미디어데이&팬페스트 공식 행사 전에 열린 짧은 사전 인터뷰 시간에 kt 선수들은 취재진의 외면을 받아 구단 홍보팀은 발을 동동 굴리며 아쉬워했다고 한다. 오재원과 유희관은 취재진이 박병호, 박용택 등 스타들에 몰리자 "우리 홍보팀은 일을 안 하나요"라고 위트 섞인 말을 했다고 한다.
kt 관계자는 "KBO에서 황재균, 고영표 둘 중 한 명을 이야기했다. 황재균이 나가면 주장 박경수랑 둘다 야수라 투수 고영표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LG는 박용택-김현수, 넥센은 서건창-박병호 야수 2명으로 해외복귀파를 참석시켰다.
NC 관계자는 "KBO가 박민우, 장현식을 요청했는데 둘 다 부상이 완쾌되지 않아(박석민도 부상) 감독님이 노진혁을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김경문 감독은 "노진혁도 올해 주목할 선수"라고 추켜세웠다. 주장 손시헌은 지난해 일도 있어 모창민이 대신 참석했다.
SK는 관계자는 "이재원이 주장이고, 투수는 김광현이 고사해서 박종훈이 참석한 것으로 안다"며 "최정은 원래 그런 자리를 부담스러워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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