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받은 자만 들어갈 수 있다는 개막 엔트리에 고졸 신인들이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각 구단들의 큰 기대치, 그리고 선수들의 자질과 기량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24일 정규시즌 일정에 돌입하는 KBO 리그 10개 구단은 23일 개막 엔트리를 발표했다. 물론 다음 주 들어올 선발투수들이 있어 이것이 현 시점 팀의 100% 전력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올 시즌을 책임질 자원으로 기대를 모으는 신인 선수들이 꽤 엔트리에 들어왔다. 고졸 신인만 넷이다.
kt는 최대어인 강백호(2차 전체 1순위)가 이름을 올렸다. 고교 시절부터 투·타 겸업으로 관심을 모았던 강백호는 kt 입단 후 외야수에만 전념하고 있다. 이미 전지훈련 당시부터 “레벨이 다르다”는 높은 평가를 받았고 시범경기 6경기에서도 타율 3할3푼3리, OPS(출루율+장타율) 0.844를 기록해 기대치를 키웠다. 강백호는 개막전 주전 좌익수로 거론되고 있다.
롯데의 핫코너를 책임질 기대주인 한동희(롯데 1차 지명) 또한 예상대로 개막 엔트리에 들어왔다. 이미 팀의 주전 3루를 놓고 경쟁 중이다. 수비는 확실하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시범경기 5경기에서도 타율 3할7푼5리, OPS 0.875의 좋은 성적을 냈다. 개막 3루수가 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두산 우완 곽빈(두산 1차 지명)도 무난히 한 자리를 차지했다. 선수층이 두꺼운 두산이지만, 전지훈련 당시부터 보여준 엄청난 잠재력을 외면하기는 어려웠다. 김태형 감독의 신임도 굳건한 편이다. 시범경기에서 2경기에 나섰고 씩씩한 투구를 선보였다. 한화 좌완 박주홍(2차 전체 14순위)도 한용덕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1군 데뷔 기회를 잡았다. 권혁과 박정진이라는 베테랑들의 이탈 속에 활용도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당장 엔트리에 포함되지는 않았으나 다음 주 등록이 확실시되는 삼성 우완 양창섭(2차 전체 2순위)도 기대주다. 140㎞대 중반의 공을 던지면서 많은 삼성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4선발로 기회를 주겠다는 심산으로 등판 일정에 맞춰 28일 1군에 등록될 전망이다.
엄연히 따져 신인은 아니지만 아직 1군 경험이 없는 고졸 2년차 선수들도 눈에 띈다. 지난해 KIA의 1차 지명을 받은 우완 유승철도 엔트리에 들어갔다. 패스트볼의 힘이 뛰어나고 커브 구사력과 제구력도 합격점을 받았다. 캠프와 시범경기에서도 뚜렷한 상승세를 이어가 코칭스태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선발로도 생각을 했지만 일단 팀 불펜 상황상 중간에서 대기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SK의 1차 지명자인 이원준도 1군 데뷔전을 기다린다. 이원준은 지난해 1군에 등록된 적은 있으나 곧바로 2군에 내려가는 바람에 1군 경기는 뛰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캠프에서 코칭스태프 및 선배들의 호평을 받았다. 최고 140㎞ 중·후반에 이르는데다 각이 좋은 패스트볼이 최대 강점. 슬라이더까지 갖췄다. 롱릴리프 및 불펜 자원으로 대기할 예정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 강백호-한동희-곽빈-박주홍(왼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