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겨울을 지나 프로야구의 개절이 돌아왔다. 올 시즌 개막전은 시작부터 화려했다. '최초'라는 타이틀과 함께 한국 야구에 역사로 남게 될 순간이 나오면서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개막전의 순간. 어떤 '최초'의 기록이 나왔을까.
▲ '역사의 시작?' 화려한 고교 루키의 데뷔전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전체 1순위로 kt에 지명된 강백호는 '한국판 오타니'로 불리며 입단 당시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고교시절 투·타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프로에 들어와서는 타격에 집중, 외야수로 나섰다.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된 '특급 루키'의 시작은 남달랐다. KIA와의 개막전에서 8번-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강백호는 3회말 무사 상황에서 선두타자로 나와 지난해 '20승 투수' 헥터 노에시의 146km/h 직구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겼다. 2018시즌 KBO리그 첫 홈런.
신인타자의 개막전 첫 타석 홈런은 1984년 4월 11일 롯데 조경환에 이은 24년 만에 나온 두 번째 기록. 그러나 고졸 신인으로는 강백호가 처음이다. 강백호는 이후 추가로 안타를 때려내지는 못했지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에는 충분한 첫 발이었다.
▲ '관심 폭발' KBO 최초 대만 선수 입성의 날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가 개막전 맞대결을 펼친 창원 마산구장. 이날 야구장에는 이례적으로 대만 취재진이 함께 했다. 바로 이날 NC의 선발 투수 왕웨이중을 보기 위함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NC는 새 외국인 투수로 왕웨이중과 총액 90만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왕웨이중은 KBO리그 최초로 대만 출신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뛸 정도로 기량은 검증됐다는 평가. 왕웨이중은 첫 등판을 완벽하게 마쳤다. 이날 왕웨이중은 최고 152km/h의 직구를 비록해 커터, 커브,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으며 7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쳐 시즌 첫 승을 챙겼다. 투구수가 89개에 그칠 만큼 공격적이고 안정적인 피칭을 펼쳐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 '진정한 꾸준함의 증거' 새롭게 쓰일 최다 출장
강백호와 왕웨이중이 '시작'의 의미에서 '최초' 기록을 세웠다며, KIA 타이거즈에서는 '꾸준함'으로 쌓아올린 최초 기록이 나왔다.
정성훈은 지난 1999년 해태에 입단한 이후 19시즌 동안 꾸준하게 경기에 나오면서 KBO리그 간판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LG에서 방출됐지만 '친정팀' KIA로 돌아왔고, 이날 7회말 2사 1루에서 포수 김민식을 대신해 타석에 들어섰다. 이는 정성훈의 2136번째 경기. 양준혁(삼성)이 가지고 있던 최다 출장 기록(2135경기)을 새롭게 썼다.
비록 이날 타석에서는 유격수 땅볼에 그쳤지만, 지난해 115경기에서 타율 3할1푼2리를 기록했던 정성훈이었던 만큼 1군에서 꾸준하게 출장 시간을 늘려갈 전망이다. 최다 출장 기록은 당분간 진행 중일 예정이다.
▲ '아차상' 응답 못한 246명
아쉽게 '최초' 기록이 불발된 것도 있다. 바로 역대 최다 개막전 관중 기록. 이날 개막전은 잠실(삼성-두산), 고척(한화-넥센), 인천(롯데-SK), 광주(kt-KIA), 창원(NC-LG) 5개 구장에서 치러졌다.
이중 광주(2만 500명), 마산(1만 1000명), 인천(2만 5000명), 잠실(2만 5000명)은 잇따라 매진 소식이 들려왔다.. 그러나 넥센과 한화 맞붙은 고척돔은 만원관중을 이루지 못했다. 이날 고척돔에 들어온 관중 수는 1만 5055명. 246명만 더 들어왔다면 2009년 작성된 개막전 역대 최다 관중(9만 6800명)을 넘어설 수 있었다.
비록 최다 관중 기록은 새롭게 쓰지 못했지만, 지난해 개막전 관중(6만 7288명)보다는 2만 9267명 증가해 올 시즌 야구 열기를 한껏 느낄 수 있게 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