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 영화계, 가요계로 퍼진 미투 운동이 방송국으로 이어지고 있다.
검찰 내 성폭력을 고발한 서지현 검사를 시작으로 연극 연출가 이윤택, 스타 배우와 감독들, 음악인 등 미투 운동은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최근 미투가 방송국 관계자들 사이에도 서서히 퍼지고 있다.
최근 MBC는 여자 스태프를 성추행한 의혹을 받은 유명 드라마 PD를 해고했다.

앞서 드라마 편집팀 소속 한 스태프는 지난 1월 MBC 내부에 PD가 자신을 성추행했다는 사실을 제보했다. 피해자의 제보를 접한 MBC는 해당 PD를 업무에서 배제하는 대기 발령을 냈으며,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MBC는 지난 3월 29일 인사위원회를 열었고, 어제부로 해고 징계를 내렸다.
MBC가 "성추행,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해 왔고, 이번 사안도 동일한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던 만큼, 해고 징계라는 강력한 처분을 단행했다.
이어 26년 만에 전성기를 맞은 김생민도 과거 스태프에게 가한 성추행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2008년 한 프로그램 뒤풀이 중 방송 스태프 A씨, B씨를 성추행한 의혹에 휩싸였고, 김생민은 해당 사건이 기사로 보도되기 전, 피해자를 찾아가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구했다. B씨에게는 이미 10년 전 사과했고, 최근 A씨의 얘기를 전해 듣고 직접 찾아가 사죄했다.
김생민의 미투가 세상에 공개되는 과정에서, 애초 2건의 성추행이 1건으로 축소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당시 메인 작가와 PD의 증언이 엇갈려, 왜 축소돼 10년 만에 알려졌는지 아직 정확한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피해자 A씨는 김생민의 미투를 알리면서, 동시에 성추행 사건을 축소한 방송국의 갑질을 고발하는 멘트도 더했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김생민의 뒤에 숨어 미투에서 쏙 빠진 듯한 방송국의 행태를 꼬집는 의견도 꽤 나오고 있다.
방송국은 엄격한 상하관계가 지배하는 조직이고, 수직적인 구조를 유지하는 곳이다. 이번 사건처럼 PD와 스태프, 출연자와 스태프 사이에는 권력 구조가 생길 수밖에 없다. 성추행 및 성폭력 사건이 발생해도, 누군가 의도적으로 묵살하면 대부분 '을'만 피해를 입는 게 사실이다.
MBC 드라마 PD가 해고되고, 연예인을 향한 스태프의 미투 고발이 나온 가운데, 이 움직임이 방송국 전체로 이어질지 주목된다./hsjss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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